"순수 정보기관 발전 위해 바람직" vs "공약 집착 무책임한 조치"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국회 정보위원회의 31일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공청회에서는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싸고 치열한 찬반논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번 공청회는 각 교섭단체가 추천한 6명의 전문가가 진술인으로서 15분씩 법안에 대해 발제를 하고, 정보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오후 공청회에 앞서 미리 배포한 발제문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지난 15일 대표 발의한 법안을 비롯해 그동안 발의된 국정원법 개정안 내용 가운데 기관 명칭 변경, 대공수사권 폐지, 정보감찰관 제도 도입, 감사원 감사 확대, 정보위 권한 강화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계동 전 연세대 국가관리연구원 교수는 "정보업무와 수사업무는 동기, 목표, 과정 등에서 거의 연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정원의 업무 개편에 따라 국내 정보업무가 폐지돼 수사부서가 국정원에 존재할 이유가 없어졌다"며 "수사부서는 국내 범죄정보를 다루는 경찰로 편입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석재왕 건국대 안보·재난안전융합연구소장은 "정보기능과 수사기능의 동시 수행은 독재국가나 권위주의 체제에서 정권유지 목적으로 악용돼 왔기 때문에 순수 정보기관 발전의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석 소장은 "국정원 수사업무의 상당 부분이 첩보 수집과 검증 업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수사권 이관이 국정원의 대공 기능을 크게 위축시킨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채성준 건국대 국가정보학과 초빙교수는 "정보·수사기능의 완전한 분리보다는 현재 체제를 유지하되 검찰의 기소권을 통한 수사 지도 강화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채 교수는 "대공수사 기능의 경찰 이관은 경찰이 이미 대공수사 기능을 갖고 있으므로 의미가 없고, 경찰 조직과 권한의 비대화로 인한 부작용만 우려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허태회 국가정보학회장도 "(대공수사권 이관은) 국정원이 대공수사에서 축적해온 과학적 수사기법과 노하우, 분석 기술에 대한 정보 자산을 무용지물이 되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아직 제대로 준비가 안 된 경찰에 대공수사권을 이관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대선 공약에만 너무 집착해 다소 무책임한 조치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YNAPHOTO path='PYH2018011409620001301_P2.jpg' id='PYH20180114096200013' title='대공수사권 이관되는 국정원' caption='(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14일 청와대가 발표한 '권력기관 개혁 방안'에 따라 국정원은 대공수사권이 경찰에 이관되고 권한도 축소될 전망이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내곡동의 적막한 국가정보원 입구 모습. 2018.1.14 <br>jin90@yna.co.kr'/>
hanj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