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의 시기에는 거리의 벽도 소리높여 외친다"

입력 2018-01-31 11:42   수정 2018-01-31 14:26

"혁명의 시기에는 거리의 벽도 소리높여 외친다"
조시 맥피 '민중의 역사를 기억하라' 국내 출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혁명과 사회적 격변의 시기에는 거리의 벽도 소리 높여 외친다."(리베카 솔닛)
1998년 어느 날 밤, 미국의 디자이너 조시 맥피는 시카고의 상점 전면과 광고판을 맬컴 엑스의 이미지 포스터로 뒤덮었다. 맬컴 엑스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인권 운동을 벌이다 1965년 마흔 살의 나이로 숨진 시민 운동가다.
세계 곳곳에서 공산주의부터 자유주의, 무정부주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치, 역사 운동을 포스터로 담아내는 프로젝트인 'CPH'(Celebrate People's History·민중의 역사를 기억하라)는 그렇게 시작됐다. 프로젝트 20주년을 기념하는 동명의 책이 서해문집을 통해 국내에 출간됐다.
조시 맥피가 편집하고 리베카 솔닛이 서문을 쓴 책은 158개 포스터에 담긴 저항과 혁명의 이야기를 전한다.
저자는 맬컴 엑스 포스터 제작 당시를 언급하며 "민중의 관심, 역사, 열망을 다루는 예술 작품을 만들어 공적 공간으로 가져가면 사람들이 참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면서 "거리는 죽은 공간이 아닌, 강력한 대화가 시작되는 곳"이라고 말한다.
가장 성공한 노예 봉기로 기록된 1791년 아이티 혁명, 1886년 미국의 8시간 노동제 쟁취 투쟁을 기념하는 메이데이, 샌프란시스코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주거권 투쟁의 장이었던 1970년대 인터내셔널 호텔 사건 등이 포스터와 함께 담겼다.
대부분 2도 인쇄로 값싼 무광 용지에 낡은 아날로그 장비로 인쇄된 것들이지만, 거리에서 대중의 눈길을 붙들어 매고 물음을 던지는 힘이 있는 이미지들이다.
"포스터를 만드는 데 바친 지난 20년은 자유와 평등을 위해 투쟁해 왔지만 주류 역사 기술에서 배제된 개인과 집단의 이야기였다. 동시에 역사는 전문 역사가가 아니라 우리 모두 쓰는 것임을 증명하는 20년이었다."(조시 맥피)
원영수 옮김. 336쪽. 2만2천 원.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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