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액면분할 "개인 거래 활성화" 기대(종합)

입력 2018-01-31 16:02   수정 2018-01-31 16:47

삼성전자 액면분할 "개인 거래 활성화" 기대(종합)

중장기 주가 효과는 '글쎄'…거래소 "거래중단 최소화 모색"



(서울=연합뉴스) 증권팀 = 삼성전자[005930]가 31일 주식 액면분할을 결정한 데 대해 주식시장은 일단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삼성전자 주식은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0.20% 오른 249만5천원에 장을 마쳤다.
그러나 액면분할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는 급등세를 보여 장중 한때 주가가 8.71%나 치솟기도 했다.

◇ 단기 주가 상승 요인…개인투자자 접근성 향상
이날 삼성전자 주가 흐름에는 무엇보다 액면분할 결정의 영향이 컸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당장 약 250만원 짜리 주식이 50분의 1로 액면분할하면 5만원짜리가 되는 만큼 주식 수는 늘더라도 개인들의 투자 접근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고가주는 아무래도 개인들의 투자 접근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작년의 경우 삼성전자 주식 거래 중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차지한 비중(거래대금 기준)은 각각 49.74%, 30.97%였고 개인은 15.85%에 그쳤다.
류용석 KB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삼성전자는 매력적인 회사임에도 주가가 워낙 고가여서 그동안 소액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일단 개인들의 거래 참여가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좋은 업황과 좋은 실적에도 주가가 계속해서 못 오르는 문제에 대한 삼성전자의 타결책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접근하기 어려웠던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주주 친화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090430]은 300만원대의 '황제주'로 군림하다가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으로 2015년 5월 액면분할한 뒤 일주일간 전체 거래대금에서 개인 비중이 평균 57.5%로 높아져 액면분할 전의 약 2배가 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액면분할이 국내 증시 전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디스카운트 해소 관점에서 단기 상승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 주가가 종전 250만원에서 280만원 수준으로 회복되면 이에 따른 코스피 상승 여력은 2∼3%에 달한다"고 말했다.



◇ 중장기 효과 제한적…"액면분할 주가, 시간 흐르면서 제자리"
다만 개인의 투자 참여 확대에 따른 수급 효과는 있더라도 액면분할이 중장기적으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반도체 담당 기업분석부장은 "이번 액면분할이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여준다는 의미는 있지만 주가는 결국 업황이 결정할 것"이라며 "액면분할은 오래갈 재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류용석 팀장도 "원론적으로는 액면분할이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에는 아무런 변화를 주지 못하는 만큼 주가는 (액면분할 후) 대체로 제자리를 찾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KB증권이 2000년 이후 667건의 액면분할 사례를 분석한 결과를 봐도 해당 기업의 주가는 액면분할 공시 당일 평균 3.78% 오르는 등 공시후 60일 전후까지는 상승흐름을 보였지만 그 뒤에는 다시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황제주 상태에서 액면분할을 결정한 아모레퍼시픽 주가도 분할 전 38만8천400원(액면분할 환산 적용)에서 분할 후 8거래일 만에 42만8천원까지 올랐으나 그 뒤 주가가 되돌림되는 양상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의 현재 주가는 29만9천5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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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래중단 충격파도 걱정…거래소 TF 설치키로
액면분할에 따른 변경상장 절차를 밟는 기간 삼성전자 주식이 거래 정지되면서 증시에 미칠 부정적인 충격파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액면분할을 하려면 구주 접수, 명의개서 변경, 신주 상장 등 절차를 밟으면서 일정 기간 거래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구주권 제출 마감 하루 전인 4월 25일부터 신주변경 상장일(5월 16일 예정) 전까지 거래 정지를 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경우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이 20%를 넘는 만큼 만일 거래가 정지되면 코스피200 선물이나 지수 연계 상장지수증권(ETF) 등도 거래가 크게 위축될 우려가 있어 대응책이 검토되고 있다.
사상 최대의 액면분할인 만큼 그 충격도 과거 사례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은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투자자들의 불안감 때문에 지수 연계 선물이나 ETF의 거래가 어려울 수 있다"며 "따라서 이번 액면분할을 위한 삼성전자의 거래 정지 기간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이와 관련된 태스크포스(TF)도 설치할 예정이다.
그동안 액면분할에 따른 거래 정지기간은 보통 10여일이 소요됐으나 미국처럼 절차 종료 전에라도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1995년 이후 10만원 이상 고가주의 액면분할 사례는 모두 24번 있었으나 시총 규모로는 당연히 비교할 만한 사례는 없다.
다만 분할 전 주가 수준으로는 아모레퍼시픽이 388만4천원(액면분할 전일 종가 기준)이었고 SK텔레콤(294만원)과 롯데제과(249만8천원)도 현재의 삼성전자 수준이었다.
고가주 액면분할 가운데 삼성전자처럼 50분의 1로 액면분할한 사례는 1998년 미래산업이 유일했다.
ev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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