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3명꼴 아동학대로 숨져…학대 70% 이상 친부모 '부모 되기 교육' 절실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친아버지에 의해 암매장된 고준희양부터 화재로 숨진 3남매, 신생아 유기 자작극까지 친부모에 의한 비극이 끊이질 않고 있다.
자녀 양육을 거부하며 학대하거나 인면수심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들의 공통점은 '준비되지 않은' 부모들이었다는 점이었다.
전북 군산에서 암매장된 채 발견된 고준희(5)양 아버지 고모(37)씨는 딸을 암매장한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건담 로봇 자랑을 늘어놓았고 내연녀와 가족들과 1박 2일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고씨는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발달장애와 갑상선 기능 저하 증세가 있는 아이를 수시로 폭행했고 발목 상처에 고름이 흘러도 치료조차 해주지 않다가 지난해 4월 27일 숨진 준희양을 야산에 암매장했다.
지난해 12월 31일 광주 한 아파트에서 화재로 3남매가 숨진 사건 역시 어머니 정모(23)씨가 담뱃불을 이불에 끈 '실화'가 아닌 '방화'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찰은 정씨가 평소 학대 정황이 없었고 본인도 2도 화상을 입은 점, 구조 요청 전화를 계속한 점, 평소 이불에 담뱃불을 끈 적이 있었다는 전 남편 진술 등을 토대로 실화로 판단했다.
그러나 검찰은 4세·2세 아들과 15개월 딸이 숨진 현장에서 2도 화상밖에 입지 않고 베란다로 대피한 점을 이상하게 여겼다.
검찰은 진술과 달리 극세사 이불에 불이 잘 붙지 않는 점, 화재 직전 전 남편에게 '죽고 싶다'고 메시지를 보낸 점 등을 토대로 재수사를 벌여 방화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 30일 영하의 날씨 속에 광주 한 아파트 복도에 버려졌다고 신고된 신생아 역시 생모의 자작극으로 밝혀졌다.
대학생인 A(23)씨는 부모에게 들킬까 봐 두렵고 남자친구와도 연락이 끊겨 남의 아기를 발견하고 구호조치를 한 것처럼 속여 양육을 포기하려 했다.
부모의 학대로 사망하는 아이들은 한 달에 3명꼴로 발생한다.
학대 행위자의 80%는 친부모로, 별다른 정신적 문제가 없어 보이는 가해자가 대부분인 만큼 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과 주변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2014년 14명, 2015년 16명, 2016년 36명으로 나타났다.
2014년부터 2016년 8월까지 사망한 아동 39명을 분석한 결과 이 중 21명이 폭행에 시달리다 숨졌다.
9명은 친부모·계부 등이 고의로 살해했고 5명은 부모가 아동을 데리고 자살을 시도했다가 아동만 숨졌다.
2016년 1만8천573건의 아동학대 중 76.3%(1만4천158명)가 친부모에 의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계부·계모·양부모 4.4%(828명), 조부모를 포함한 친인척 4.3%(790명) 등 대부분 친족에 의해 아동학대가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아동학대의 주요 원인으로 부모의 미성숙, 양육지식 부족을 꼽았다.
실제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2015년 학대 행위자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학대 사유는 양육 태도 및 방법 부족이 33.7%, 사회·경제적 스트레스 19%, 부부나 가족 갈등 6.8%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내 아이는 내 것'이라는 잘못된 가치관을 버리고 '부모 되기 교육'과 같은 사회적 프로그램을 강화해 양육에 대한 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areu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