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최고위직에 공산당 간부 임명 소식 영향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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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에 분교를 세우려던 네덜란드 명문 대학이 학문의 자유를 상실할 것을 우려해 이를 취소했다고 AFP통신이 31일 보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세계 대학 순위에서 100위 안에 드는 명문 대학인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은 29일(현지시각) 이사회를 열어 중국 산둥(山東)성 옌타이(烟台)시에 분교를 설치하려는 안건을 표결에 부쳤다.
하지만 이 안건은 대학 교직원 대표와 학생 대표 등의 반대표에 부딪혀 부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네덜란드 학생연합 대표는 "중국 내 분교에서 학문의 자유가 얼마나 보장될 수 있는지에 대해 우려가 있었다"며 "분교를 관리하는 최고위직에 중국 공산당 간부를 앉히려 한다는 소식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이번 분교 계획은 2015년 흐로닝언 대학과 중국농업대학, 옌타이시 사이에 체결된 협약에 따른 것이다. 당시 협약 체결식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도 참석했다.
흐로닝언 대학은 중국농업대학과 협업해 2019년부터 중국 내 분교에서 교육 과정을 운영할 계획이었다.
이번 계획에 대한 인가권을 가진 네덜란드 교육부 장관도 "인가를 위해 충족시켜야 할 여러 조건 중 하나는 학문의 자유이며, 나는 이 원칙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 관련 사안을 철저하게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갈수록 사상의 자유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중국 공산당으로 인해 해외 대학이 우려를 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미국 텍사스대학 오스틴 캠퍼스는 오랜 논의 끝에 미중교류재단(CUSEF)의 자금 지원 제안을 거절하기로 했다.
CUSEF 창립자인 둥젠화(董建華) 초대 홍콩 행정장관이 중국 공산당의 국제적 영향력을 관리하는 조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둥젠화는 중국 최고 정책 자문기관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이다.
이 사건을 보도한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 정부가 미 대학 캠퍼스 수백 곳에서 운영되는 중국문화 교육기관인 '공자학당'을 지원하는 점을 언급하면서, 미 대학들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큰 도전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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