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자메이카 쿨러닝'은 계속된다…스켈레톤 첫 출전

입력 2018-01-31 13:16  

[올림픽] '자메이카 쿨러닝'은 계속된다…스켈레톤 첫 출전
육상→스켈레톤, 봅슬레이도 기웃…우여곡절 끝 '올림픽 꿈' 이룬 왓슨




(평창=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2월 9일 개막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자메이카는 또 한 번의 '쿨러닝'(cool running)에 도전한다.
1993년 개봉한 영화 '쿨러닝'은 자메이카 육상선수들이 겨울 스포츠인 봅슬레이에 도전하는 줄거리로 전 세계 스포츠팬에 감동을 줬다. 30년 전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자메이카 봅슬레이 남자 대표팀 4명이 주인공이었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자메이카는 총 3명의 선수가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2개 종목에 출전한다.
여자 봅슬레이 2인승의 자즈민 펜레이터 빅토리안(32)-케리 러셀(28) 조가 가까스로 평창행 티켓을 품에 안은 데 이어 남자 선수로는 앤서니 왓슨(29)이 우여곡절 끝에 스켈레톤에 혈혈단신으로 출전한다.
자메이카 여자 선수가 동계올림픽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주요 언론은 빅토리안과 러셀에 일찌감치 관심을 표했다.
반면 왓슨은 뒤늦게 엔트리에 포함돼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의 BBC는 30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서 왓슨의 다소 엉뚱한 면모를 보도해 눈길을 끈다.
BBC는 왓슨이 스켈레톤을 타고 질주하는 사진과 함께 "그는 자신을 영화배우이자 모델, 뮤지션이자 예술가라고 소개한다"고 적었다.
자메이카 현지 언론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자메이카 출신 아버지를 둔 왓슨은 미국에서 나고 자랐다.
그 역시 수많은 봅슬레이·스켈레톤 선배들처럼 어릴 적 육상선수로 활약했다.
100·200m와 400m 계주 등 단거리 전문이었다.
그러나 6살 때부터 꿈꿔온 올림픽 대표의 벽은 높았고 결국 2013년 스켈레톤 선수로 전향하기에 이르렀다. 2016년에는 미국 봅슬레이 대표팀 선발에 도전하기도 했다.
왓슨은 아직 한 번도 스켈레톤 월드컵 무대에서 뛴 적 없는 그야말로 새내기 선수다.
현재 세계랭킹은 79위로, 작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8위를 기록한 것이 유일한 메이저 대회 성적이다.
여전히 올림픽 참가는 헛된 꿈이 될 것이라고 주변 사람들은 말했지만,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
오스트리아, 스위스, 프랑스, 룩셈부르크 등 여러 나라가 스켈레톤 출전 자체를 포기하면서 왓슨은 자메이카 대표팀으로 평창행 티켓을 거머쥐게 됐다.
자메이카가 동계올림픽에 스켈레톤 대표팀을 출전시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리스 스토크 자메이카 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JBSF) 회장은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림픽 출전권 획득은 그의 대단한 노력과 헌신의 결과"라며 "자메이카의 스켈레톤 실력 향상에 그가 기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goriou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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