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과 5,000m·10,000m·팀추월·매스스타트 네 차례 경쟁
(평창=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빙속 황제' 스벤 크라머르(32·네덜란드)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매스스타트 종목에 출전하는 이채로운 모습을 보여줄 전망이다.
처음으로 동계올림픽 4관왕을 노리는 크라머르는 출전 종목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이승훈(대한항공)과 경쟁한다.
31일 텔레그라프 등 네덜란드 언론에 따르면 크라머르는 평창올림픽에서 남자 5,000m와 10,000m, 팀추월, 매스스타트 등 네 종목에 출전한다.
이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종목은 매스스타트다.
400m 트랙을 16바퀴 도는 매스스타트는 거리로 따지면 장거리 종목이라고 볼 수 있지만, 쇼트트랙 방식이 접목돼 여러 명의 선수가 몸싸움을 벌이며 순위 경쟁을 벌인다는 점에서 아예 특성이 다른 종목으로 분류된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출전 기록 등을 살펴봐도 크라머르가 국제대회에서 매스스타트 경기를 뛴 사례는 없다.
네덜란드에서는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 매스스타트 대표로 시몬 셔우텐, 쿤 페르베이, 요릿 베르흐스마 등이 출전했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평창올림픽에서는 매스스타트에 크라머르와 페르베이를 출전시키기로 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5,000m와 10,000m, 팀추월 등 세 종목에 출전해 금메달 2개를 따낸 크라머르는 이로써 평창올림픽에서는 4관왕에 도전하게 됐다.
크라머르가 이를 달성하려면 똑같은 네 종목에 출전하는 이승훈과의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특히 이승훈이 세계랭킹 1위를 질주하는 매스스타트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시선이 쏠린다.
이승훈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10,000m에서 크라머르와 함께 레이스를 펼쳐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반대로 소치올림픽에서는 남자 팀추월 결승에서 서로 동료들을 이끌며 맞대결을 벌인 결과 크라머르가 승리했다.
크라머르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몸 상태가 좋아 자신이 있다"며 "한국에서 내 생애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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