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잔칫날에 압수수색…KT '당혹'

입력 2018-01-31 13:46  

평창올림픽 잔칫날에 압수수색…KT '당혹'
강릉 홍보관 개관식 겹쳐…황창규 회장 묵묵부답



(강릉=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31일 경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겪은 KT[030200]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본사와 서울 광화문지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시간에 KT는 강릉 올림픽파크에서 협력사 관계자와 취재진 15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5G 홍보관 개관식을 진행 중이었던 터라 충격은 더욱 컸다.
이날 개관식은 예정보다 10분 늦은 오전 10시 40분께 시작됐다. 황창규 KT 회장은 행사 참석차 탔던 서울발 강릉행 KTX 안에서 압수수색 소식을 전해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창규 회장은 개관식 시작과 함께 미소를 띤 채 등장해 행사 내내 담담한 표정이었으며, 약 1시간의 본 행사가 끝난 뒤 고동진 삼성전자[005930] 사장 등 내빈들과 함께 자리를 떠서 행사장 밖의 미니버스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이번 압수수색에 관한 황 회장의 입장을 물으려는 취재진이 따라붙었으며, 이를 막는 진행요원들과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황 회장은 압수수색에 관한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미니버스에 탑승했다.


개관식 직후 질의·응답 시간에는 KT 네트워크부문장인 오성목 사장만 참석했다.
KT 관계자는 "원래 질의·응답에 (황창규) CEO는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었다"며 "내빈들과 5G 커넥티드 버스 탑승 등 후속 일정이 있어 바로 이동한 것"이라고 말했다.
3년에 걸친 5G 시범 서비스 준비 완료를 선언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지만 행사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질의·응답은 10분 만에 끝났다.
압수수색에 대한 질문이 나왔지만, 오성목 사장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KT가 평창 시범 서비스 성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점"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KT 임직원들은 애써 당혹감을 누르는 모습이었다.
한 직원은 "오랫동안 준비한 행사인데 이렇게 될 줄 몰랐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KT 안팎에서는 이날 압수수색이 이뤄진 배경을 두고 황 회장과 KT에 대한 '노골적 압박'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KT 전·현직 임직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는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40분께 본사와 광화문지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KT 임원들이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산 뒤 이를 현금화하는 '상품권깡' 수법으로 일부 국회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KT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따로 밝힐 입장은 없다"며 "수사에 적극 협조할 방침"이라는 입장이다.
황 회장의 퇴진을 요구해온 KT 새 노조는 이날 논평을 내고 "황창규 회장이 자리보전을 위해 몸부림칠수록 국민 기업 KT의 이미지는 실추될 수밖에 없다"며 "황 회장 스스로 사퇴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okk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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