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실패로 끝난 대우건설 매각…취득원가 이하로 팔려

입력 2018-01-31 15:19   수정 2018-01-31 20:37

흥행실패로 끝난 대우건설 매각…취득원가 이하로 팔려

본입찰 단독참여자가 결국 낙점…2006년 매각 때와 대조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국내 시공능력 3위의 건설사를 매각하는 입찰이 흥행실패로 끝났다. 참여 열기도 뜨겁지 않았고 알려진 매각 가격은 실망스러웠다.
31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대우건설[047040] 지분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호반건설이 선정됐다.
호반건설이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하더니 결국 인수자로 최종 낙점됐다.
대우건설 매각은 건설업계에서 대우건설이 차지하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 시장의 관심의 받지 못했다.
대우건설 예비입찰에 국내외 13개사가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정체를 알 수 없거나 수준 미달의 회사도 포함됐다.
최대한 흥행을 끌어내야 하는 산업은행이 입찰 적격 대상자로 호반건선을 비롯해 3개사만 선정한 점은 그 방증이다.
입찰 적격 대상자인 해외 업체 2개사마저 이후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대우건설 매각과정은 호반건설의 '나홀로 달리기'가 됐다.



이는 2006년 매각 당시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대우건설은 대우그룹 해체로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인수됐다가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2006년 매물로 나왔다.
예비입찰에 10개 컨소시엄에 53개사가 참여했고, 본입찰에서는 5개 컨소시엄이 경쟁을 벌였다. 그 면면을 보면 금호아시아나그룹, 두산그룹, 프라임그룹, 유진그룹, 삼환기업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었다.
현재 알려진 1조6천억원이라는 매각 가격은 이런 저조한 흥행의 결과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지분 매입에 투입한 3조2천억원에 견주면 절반 수준이다.
단, 이번 매각이 분할인수 방식이어서 호반건설이 2년 뒤 나머지 지분을 인수할 때 대우건설 주가가 오르면 매각 가격이 오를 수는 있다.
2006년 매각 당시에는 매각 가격이 5조원 정도로 예상됐지만 6조6천억원에 팔렸다. 당시 매각 대상 지분이 72.1%로 이번 매각의 50.75%보다 많지만 금액이 비교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산업은행은 이에 대해 "매각 예정 가격이 싸다 비싸다고 논할 때에는 공정가치 기준으로 해야 한다"며 "이번 매각 예정 가격은 최근 대우건설의 평균 주가에 비해 30%의 프리미엄이 붙었다"고 해명했다.



최근 건설 경기가 좋지 않고 대우건설의 주가가 많이 내렸다고 하지만 저가 매각에 실질적인 대주주로서 산업은행의 책임이 적지 않다.
대우건설 사장 선임 과정이 그렇다. 박창민 전 사장이 2016년 선임됐을 때 재공모, 일정 연기 등이 벌어지며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박 전 사장이 '정치권의 유력인사가 밀어주는 후보'라는 소문이 돌았다.
산업은행은 그러나 박 전 사장이 향후 매각을 진행해야 하는 대우건설의 사장에 적임자라는 입장이었다.
이후 박 전 사장은 국정농단 사건의 주역인 최순실 씨의 낙하산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해 8월 돌연 사퇴했다.
대우건설 노조는 지난해 말 박 전 사장의 불투명한 선임과정과 관련해 전임 이동걸 회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박 전 사장의 후임으로 대우건설을 이끌게 된 송문선 사장은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이다. 낙하산 인사 논란의 반복인 셈이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경영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도 못했다. 대우건설의 분식회계가 대표적인 사례다.
대우건설은 3천800억원 상당의 손실을 과소 계상한 혐의로 2015년 금융당국으로부터 과징금 20억원을 부과받았다. 이는 금융당국이 부과할 수 있는 최대 과징금이었다.
지난해에는 회계법인으로부터 분기 보고서가 '의견거절'을 당하기도 했다.
의견거절은 감사 수행에 제약을 받아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표명이 불가능하거나 기업 존립에 의문을 제기할 만큼 객관적 사항이 불투명한 경우에 감사인에 제시하는 감사의견이다.
의견거절 사태로 대우건설의 주가가 급락하고 매각 일정이 미뤄지기도 했다.
pseudoj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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