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번째 대멸종 위기…지구의 절반은 인류 외 다른 생물체에"

입력 2018-01-31 16:35   수정 2018-01-31 17:38

"여섯번째 대멸종 위기…지구의 절반은 인류 외 다른 생물체에"
에드위드 윌슨 '지구의 절반' 출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일부 과학자들은 최근 지구의 지질시대가 현재의 지질시대를 말하는 '홀로세'(Holocene.충적세)가 끝나고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 즉 인류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주장한다. 인류가 등장한 뒤 지구환경이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지질시대로 묶일 수 없을 만큼 변했다는 관점에서다.
'인류세 세계관'에서는 자연 세계가 이미 심하게 훼손됐고 생물 다양성이 돌아올 수 없는 지점을 건넌 이상 사라진 것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남은 자연을 인간이 잘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낫다고 본다.
그러나 '통섭', '개미', '인간 본성에 대하여' 등을 쓴 미국의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이런 '인류세 세계관'을 비판하며 생물 다양성을 보호할 수 있는 응급 대책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신간 '지구의 절반'(사이언스북스 펴냄)에서 인간 활동의 결과 지구 역사에서 '여섯 번째 대멸종'이 임박했다고 경고한다.
20만년전 인류가 출현하기 이전 연간 100만종 당 약 1종이 사라졌다면 인간 활동의 결과로 전반적인 멸종속도가 100∼1천배 빨라졌다는 것. 인간 활동이 확장될 때마다 개체군의 크기가 줄어드는 종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보전 운동은 멸종률을 낮췄지만 인류가 출현하기 이전 수준에 가깝게 떨어뜨리지는 못했다. 종의 출현율도 급감했다.
윌슨은 생물 다양성 보전의 핵심 질문은 '멸종률이 인류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가기 전에 현재 살아남은 야생지와 그 안의 종이 얼마나 많이 사라질 것인가'라면서 '여섯번째 대멸종'을 막기 위해 지구의 절반을 인간 외의 생명체에 할애할 것을 주장한다.
가능한 한 넓은 구역을 자연을 위해, 아직 살아있는 다른 수백만 종을 위해 보전구역으로 놓아두자는 것이다. 절반 이상을 보전구역으로 남겨둬야 종들의 80% 이상이 안정될 수 있으며 지구의 생명이 안전지대로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한음 옮김. 344쪽. 1만9천500원.
zitro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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