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우리는 지금 충직한 군인이었으며, 근대 교육의 선구자였으며, 열렬한 기독교 전도사였으며, 그리고 독립운동의 지도자셨던 성재 이동휘 선생님을 기리는 추모의 자리를 함께하고 있습니다…"
31일 오후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독립운동단체 회원, 국가보훈처 관계자, 시민, 학생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재(誠齋) 이동휘 선생 83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이동휘(1873∼1935)는 대한제국 군인 출신으로 강화도 진위대장, 대한광복군정부 정도령, 한인사회당 위원장, 임시정부 국무총리 등을 지낸 독립운동사의 거목이다. 올해는 그가 결성한 아시아 최초의 사회주의 정당 한인사회당이 창당 100년을 맞는 해여서 추모식의 의미를 더욱 뜻깊게 했다.
성재이동휘선생기념사업회 김경태 이사의 약전(略傳) 봉독에 이어 류준형 회장은 추모사에서 "1917년 러시아혁명의 성공은 진취적이며 무장투쟁을 선호하는 성재 선생님에게 나라의 독립을 가져다줄 믿음직한 방책으로 여겨졌다"며 한인사회당 창당 배경을 설명했다.
류 회장은 "선열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경제적 발전과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뤄낸 조국은 민족의 숙원인 남북통일도 착실히 준비해 세계 속에 웅비하는 통일국가의 영광을 쟁취하고자 한다"면서 "성재 선생님께서도 하늘에서 크게 도와 달라"고 간청했다.
국가보훈처의 강만희 서울남부보훈지청장은 "우리가 일제에 맞서 주권을 다시 찾고 위대한 발전의 역사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이동휘 선생과 같이 애국충정으로 자신을 기꺼이 희생한 독립운동가들이 있었던 덕분"이라면서 "선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예우를 다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학생 대표로 성재 선생에게 올리는 글을 낭독한 경문고 정재우 군은 "나누면 제2차 멸망을 받을지니 과연 오늘날은 살부살형(殺父殺兄)의 원수라도 우리의 광복을 희망해 서로 나누지 말자"라는 이동휘의 연설문을 들려준 뒤 "이념 갈등의 잣대로 '과거의 인물' 이동휘를 평가할 것이 아니라 민족 통합을 추구했던 '역사적 인물' 혁명가로 재조명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동휘 영정 앞에 헌화한 참석자들은 이동휘 선생의 위패가 봉안된 무후선열제단(無後先烈祭壇)을 참배한 뒤 만남의집에서 음복을 하고 추모식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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