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기준 선발 5명으로 늘려…유럽투어 성적 기준으로는 3명만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2년마다 열리는 유럽-미국 여자프로골프 대항전 솔하임컵에서 미국은 최근 2차례 대회에서 우승했다.
2015년 독일 대회에서 최종일 대역전극을 펼치며 승점 1점차 우승을 차지했고 작년 미국 대회에서는 압도적인 우세를 보인 끝에 낙승했다.
2회 연속 패한 유럽팀은 충격에 빠졌다.
특히 2017년 일방적인 패배를 당한 것은 뼈아팠다.
그도 그럴 것이 2011년, 2013년 대회에서 연속 우승했고 2015년 대회 때도 다 잡았던 우승을 놓치는 등 전력에서는 미국에 앞서있다고 자부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두차례 연속 우승은 선수들의 단합과 투지를 이끌어낸 단장 줄리 잉크스터(미국)의 출중한 리더십 덕분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잉크스터는 내년 9월에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솔하임컵에서도 미국팀을 이끈다.
2회 연속 우승의 공로를 인정받아 솔하임컵 단장을 3연임하게 됐다. 솔하임컵 미국팀 단장을 3회 연속 맡은 건 잉크스터가 처음이다.
자칫하면 잉크스터에게 사상 처음 솔하임컵 3연패를 달성하는 단장이라는 영광을 내주게 생긴 유럽팀은 비상이 걸렸다.
잉크스터가 미국팀 단장에 선임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럽팀 단장 카트리나 매슈(스코틀랜드)는 내년 솔하임컵에 출전하는 선수 선발 기준을 바꿨다고 밝혔다.
매슈는 지난해 9월 이미 솔하임컵 단장에 임명됐다.
유럽팀 선수 12명은 작년까지는 세계랭킹으로 4명,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성적으로 4명, 그리고 단장이 뽑는 와일드카드 4명으로 구성했다.
내년에는 세계랭킹으로 뽑는 선수를 5명으로 늘리고 대신 LET 성적으로 뽑는 선수는 3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는 LET의 위상 추락과 무관하지 않다. LET는 개최 대회가 갈수록 줄어들고 상금도 쪼그라들어 정상급 선수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매슈는 스코틀랜드 언론과 인터뷰에서 "솔하임컵에서 두 번 연속 졌다. 뭔가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안 될 시점"이라면서 "솔직히 세계랭킹이 선수의 기량을 더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솔하임컵 유럽팀 선수는 2005년까지는 LET 성적으로 7명을 뽑았다. 그러다가 5명, 4명으로 줄인 끝에 이제는 3명으로 축소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유럽팀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는 선수가 절대다수가 될 전망이다.
다만 유럽팀의 정체성과 단결을 위해 솔하임컵 이전에 8개 이상 LET 대회에 출전해야만 선수로 뽑기로 했다. 종전에는 LET에 6개 대회만 출전하면 솔하임컵에 나갈 수 있었다.
매슈는 잉크스터의 3연속 단장 선임에 대해 "잉크스터가 3회 연속 우승을 노린다는 건 오히려 우리를 자극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잉크스터가 그런 엄청난 업적을 이루겠다는 나선 걸 우리가 두고 볼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올해 49세가 된 매슈는 작년 솔하임컵에도 선수로 나서서 3승1패로 활약하는 등 솔하임컵에서만 18승9무승부11패의 전적을 남긴 백전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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