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틱 "국정연설에서 군사해결 방향 강력 시사"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면밀히 들여다볼수록 그가 전쟁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더욱 그럴싸해 보인다.".
미 시사지 애틀랜틱이 31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 내용과 주한 대사 내정자 빅터 차의 막판 낙마 등을 거론하면서 "이 모든 것이 같은 방향을 지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틀랜틱은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 중 특정 주제에 대한 언급 횟수를 지적했다.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서는 몇 마디 하지 않았고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23단어, 아프가니스탄에 대해서는 34단어, 이란에 대해서는 48단어를 언급했다.
또 그가 취임 첫해 자신의 주요 업적으로 내세우는 이슬람국가(IS) 소탕전에 대해서는 302단어를 언급했으나 북한에 대해서는 475단어를 언급한 점을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연설에서 10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을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길 바라고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애틀랜틱은 지적했다.
보다 충격적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북한에 대한) 제재나 중국을 언급하지 않은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북핵 해결을 위한 중국의 핵심적 역할에 주목하면서 중국이 북한에 경제적 압력을 가하도록 압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자신이 역점을 두어 추진해온 다방면의 대북 제재를 언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중국에 대해서도 북한 김정은 정권을 고립시키기 위한 추가 조치를 요구하지도 않았다.
그는 제재 대신 군사와 경제적 수단을 모두 포함하는 '최고의 압박작전'을 언급했다. 대북 제재 전략은 어느 정도 미국의 인내를 필요로 하나 이전 행정부의 '안일'을 공격하고 나선 것은 자신의 인내가 소진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애틀랜틱은 평가했다.
또 북한에 대해 미국을 만족시키기 위한 주문사항을 언급하지 않은 것, 북한의 핵무기보다는 북한 정권 본질에 대해 초점을 맞춘 것, 특히 북한에서 체포됐다가 석방 직후 사망한 오토 웜비어 사건을 언급한 것은 국정연설에서 개인을 언급한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이밖에 비미국인 탈북자 지성호씨의 북한 내 핍박 사례를 언급한 것도 국정연설 관행에서 생소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북한과 핵 협상을 바라고 있다면 이러한 언급들은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가장 주목받는 국정연설에서 북한 정권의 타락상을 강조함으로써 김정은이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고 애틀랜틱은 지적했다.
아울러 웜비어 케이스와 지씨 경우를 언급한 것은 도덕적 분노를 야기해 군사공격에 대한 일반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평가이다.
애틀랜틱은 또 주한 대사에 내정된 빅터 차가 유사시 주한 미국인 소개작전 지원을 둘러싼 이견으로 중도 낙마한 점을 지적하면서 자국민 소개작전이 군사공격과 연계돼 있음을 지적했다.
애틀랜틱은 트럼프 행정부가 일부 언론이 예견한 만큼 북한에 대한 제한적인 군사공격(코피작전)에 진지하지 않을 수도 있으나 그의 국정연설은 최소한 이제 군사작전 논의가 의회로 넘어갔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군사해결책 가능성을 거론한 만큼 이제 이를 저지하는 것은 의회에 달려있다는 지적이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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