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홍철호 의원 입수 녹취록 공개…최초 신고 접수 오전 7시 32분
(밀양=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190명의 사상자를 낸 밀양 세종병원 화재 당시 급박했던 순간이 119신고와 소방대 무전교신 녹취록을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3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홍철호(경기 김포 을) 의원이 입수한 녹취록을 보면 신고자들은 '빨리 좀 와 달라'고 신고하거나 흐느끼는 등 화재 당시 상황이 긴박했음을 알 수 있다.
일부 신고자와는 아예 통화 자체가 이뤄지지 않기도 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화재 최초 신고 접수는 지난 26일 오전 7시 32분이었다.
신고자는 "세종병원입니다. 불났습니다. 빨리 좀 와 주이소"라고 다급하게 말했다.
오전 7시 33분에는 "병원에, 6층에 합선이 된 거 같아요. 연기가 자욱하게 들어오고 있거든요. 연기가 들어와서 여기 3층인데 문을 닫아버렸어요"라는 두 번째 신고가 들어왔다.
당시 화재로 인한 연기가 병원 건물 상층부까지 빠르게 퍼졌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오전 7시 35분에는 "불이야…흐흑…세종병원에 불났습니다…흐흑"이라고 흐느끼는 신고가 접수됐다.
오전 7시 38분에는 신고가 들어왔으나 알아듣기 힘든 소리와 기침 소리만 날 뿐이었다.
이에 근무자는 수차례 발신번호로 전화를 다시 걸었으나 이 신고자는 끝내 받지 않았다.
이밖에 "세종병원에서 불났다", "병원 건물에서 연기가 난다" 등 관련 신고가 오전 9시 45분까지 약 60통 걸려왔다.
경남도소방본부 상황실은 오전 7시 33분 31초 밀양소방서에 "펌프 출동바랍니다"라고 출동지령을 내렸다.
경남상황실 밀양지휘조사팀장은 오전 7시 34분 10초 "화재규모? 현재 신고 많이 접수되고 있습니다. 연기가 많이 난다고 함. 인명대피 시키기 바람"이라고 답했다.
팀장은 오전 7시 34분 53초에 "가곡분대 신속히 호스 전개해서 화점 방수. 가곡분대 현장도착. 1층에 지금 연기가 많이 나고 있습니다"라고 교신했다.
오전 7시 35분 25초 가곡분대는 "화점은 응급실 응급실입니다"라고 무전을 쳤다.
이후 인명구조와 화재상황에 대한 교신이 이어지다 오전 7시 42분 4초 최만우 밀양소방서장은 "하나(소방서장)는 지금 출동 중이고, 지금 현 상황?"이라고 무전을 쳤다.
이는 오전 7시 39분 밀양소방서장이 현장에 도착했다는 소방당국 설명과 3분가량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오전 7시 48분 55초 팀장은 "현재 화염과 연기가 진해서 대원 안전 및 인명구조 활동에 어려움이 있음"이라는 안타까운 내용을 전파했다.
7시 57분에도 경남상황실은 "화장실과 210호를 확인하라"고 했지만 "화염과 열기로 대원 안전상 진입 불가 상태"라는 답만 돌아왔다.
이후 요구조자 구조, 화재진압 작업에 대한 무전이 이어지다 오전 9시 29분 팀장이 "현시간 초진"이라고 무전을 쳤다.
팀장은 오전 10시 26분 23초 "아 화재 완진 되었습니다. 화재 완진"이라고 불을 완전히 껐다는 내용을 전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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