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관 건설비, 독일 정부·그리스 선박 재벌 기부로 충당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그리스를 국빈 방문 중인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이 그리스 제2도시 테살로니키에 들어서는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기념박물관 착공식에 참석했다.
리블린 대통령은 30일 테살로니키에서 열린 홀로코스트 기념박물관 설립식에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나란히 자리를 함께 했다.

리블린 대통령은 "테살로니키의 유대계 그리스인 90%가 (나치의 학살로)목숨을 잃었다"며 "이 기념관은 이를 기억하고, 증거하는 장소가 될 것"이라며 반겼다.
올해 하반기에 착공돼 2020년에 완공될 예정인 6층 규모의 이 기념박물관은 2차 대전 때 테살로니키에 거주하던 약 5만5천 명의 유대인이 강제 수용소행 열차를 타도록 내몰린 옛 기차 역사 옆에 들어선다. 강제 수용소로 이송된 테살로니키의 유대인 가운데 5만명이 그곳에서 목숨을 잃었다.
건축에 드는 2천200만 유로 가운데 1천만 유로는 독일 정부가 기부했고, 또 다른 1천만 유로는 그리스 선박 재벌인 나타브로스 니아르코스가 쾌척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홀로코스트 기념관은 테살로니키에 거주하다가 나치의 강제 수용소에서 목숨을 잃은 유대계 그리스인 5만명을 기억하기 위한 장소"라며 "아무 것도, 아무도 잊혀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기념관은 또한 2차 대전 이전에 주민의 40%가 유대인이던 테살로니키 시에 대한 오래된 빚을 갚은 역할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치의 학살로 대다수가 목숨을 잃은 탓에 현재 테살로니키 유대인 공동체는 1천300명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한편, 리블린 대통령과 치프라스 총리는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의미로 기념박물관이 들어설 부지 옆에 2그루의 올리브 나무를 심기도 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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