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운항한 아시아나 기장 "北영공 진입 순간, 떨리고 벅찼다"

입력 2018-01-31 19:33   수정 2018-01-31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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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운항한 아시아나 기장 "北영공 진입 순간, 떨리고 벅찼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준 기자 = 북한 마식령스키장에서 진행되는 남북 스키 공동훈련에 참여할 우리 대표단을 태우고 31일 북한을 다녀온 아시아나항공 전세기 차호남(50) 기장은 "북한 영공에 들어가는 순간 너무 떨리고 가슴 벅찼다"고 소감을 말했다.
스키 대표단을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에 내려주고 귀환한 차 기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에 터진 (남북 관계의) 물꼬가 다시 막히지 않고 큰 물길이 돼 흘렀으면 좋겠다"고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소망도 밝혔다.
다음은 차 기장과의 일문일답.

-- 다녀온 소감은.
▲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개인적으로도 영광이다. 지난주 우리가 북한을 다녀올 수 있다는 얘기들 듣고 비행을 자원했다. 어젯밤엔 잠을 못 잘 정도로 떨리고 설?다. 지금까지도 감동이 가시지 않는다. 앞으로 남북 교류 기회가 더욱 확대되길 바란다. 앞서 누군가 노력해서 열었던 길을 다시 연결하는데 작은 역할을 했다는 생각에 아주 뿌듯하다.
-- 갈마비행장 분위기는.
▲ 한산하고 조용한 느낌이었다. 주변이 온통 산악지역인 데다 산업시설 등도 거의 없어 우리보다는 다소 낙후한 느낌이었다. 비행장 부대시설도 단출했다. 분위기는 푸근했다.
-- 비행장 직원들 반응은.
▲ 굉장히 우호적이었다. 북한 영공 접근 과정에서 콜사인(호출부호)을 보내자 갈마비행장 관제탑 직원이 영어로 곧바로 "월컴 투 원산 에어포트(Welcome to Wonsan Airport)"를 외치며 친절히 맞아줬다. 목소리에서 환대하는 느낌이 그대로 묻어났다.
갈마비행장에 내려 "사진을 찍어도 되느냐"고 묻자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흔쾌히 허락해줬다. 그래서 비행기를 몰고 간 우리 아시아나 직원 14명이 비행기 밖으로 나가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역광이라 사진이 잘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 현지 날씨는 어땠나.
▲ 인천에서 양양을 거쳐 갈마비행장으로 갔는데 양양 날씨와 똑같았다. 영하 1도 정도에 구름이 거의 보이지 않는 맑은 날씨였다. 바람은 초속 5m 정도로 불었다.
-- 바람이 있다면.
▲ 저 개인적으로도 가슴 벅찬 경험이었지만 국가와 민족적 차원에서도 매우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통일을 얘기하지만 그에 앞서 교류가 이뤄져야 이질감을 극복하고 통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남북 교류가 더욱 활성화돼 아무나 자유롭게 남북을 오갈 수 있는 시대가 오면 좋겠다. 이번의 작은 연결이 큰 연결로 이어지길 기원한다.



j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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