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CIA국장, 러시아 정보당국 수뇌부와 회동

폼페이오 CIA국장, 러시아 정보당국 수뇌부와 회동
美 제재대상 나리슈킨 대외정보국장도 함께 방미…"폼페이오 만났을 가능성 커"
민주당 "트럼프 정부 사실 밝혀야…누가 나리슈킨 만났고 어떤 논의했나"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러시아의 미국 중간선거 개입 가능성을 경고해온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최근 러시아 정보당국 수뇌부와 회동했다고 CNN 방송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이날 존 헌츠먼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를 인용해 지난주 러시아 정보당국 최고위 관계자들이 미국을 방문해 폼페이오 국장을 만났다고 전했다.
특히 폼페이오 국장이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올라 있는 세르게이 나리슈킨 러시아 대외정보국 국장과 직접 면담했을 가능성이 유력해 이목을 끌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정부 모두 폼페이오 국장이 카운터파트인 나리슈킨 국장을 만났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지만, 아나톨리 안토노프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는 나리슈킨 국장이 당시 동료들과 함께 미국을 방문해 모종의 협의를 한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안토노프 대사는 러시아 국영 TV와의 인터뷰에서 심지어 과거 "가장 힘든 시기에도" 정보기관들의 접촉은 계속됐다고 밝혔다. 그는 테러 정보 공유 등을 예로 들며 "정치는 정치이고 일은 일"이라고도 했다.



나리슈킨 국장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이던 2014년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행동을 이유로 제재대상에 올랐다.
나리슈킨 국장은 이틀 전 재무부가 발표한 이른바 '푸틴 리스트'에도 포함됐다. 푸틴 리스트는 지난해 8월 제정된 '북한·러시아·이란 제재 패키지법'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올리가르히'(러시아 신흥재벌)의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에 따른 조치였다.
폼페이오 국장이 러시아 정보당국 수뇌부를 만난 이후 시점인 지난 29일 BBC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미국 중간선거 개입 가능성을 강하게 경고한 점도 심상치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처럼 미국과 러시아 정보당국 수뇌부 간 최근 회동의 성격과 참석자 등을 놓고 의혹이 커지자 야당인 민주당이 당장 정확한 설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뉴욕)는 "트럼프 정부는 즉각 사실을 털어놓고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면서 "백악관이나 국가안보회의(NSC)의 어떤 관료가 나리슈킨을 만났느냐. 그들이 무엇을 논의했느냐"라고 물었다고 CNN은 보도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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