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자신의 부정축재 의혹을 조사하는 반부패기구와 또다시 충돌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조사 책임자를 징계하자 반부패기구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면으로 맞서는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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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현지 ABS-CBN 방송과 CNN 필리핀 등에 따르면 필리핀 대통령궁은 지난달 29일 옴부즈맨 사무소의 부책임자인 멜커 아서 카란당이 두테르테 대통령의 은행계좌 정보를 임의로 공개하고 허위 내용도 유포했다며 직무정지 90일에 처한다고 발표했다.
옴부즈맨 사무소는 정부 관리들의 독직과 부패를 조사하고 민·형사상 행정 소추를 담당하는 헌법상의 기구다.
앞서 카란당이 두테르테 대통령 계좌에 10억 페소(208억 원) 이상이 있다는 보고를 자금세탁방지위원회(AMLC)로부터 받았다고 밝힌 것이 빌미가 됐다.
두테르테 대통령 측은 사실과 다른 것은 물론 비리를 저지른 적이 없다고 반발했고 AMLC는 관련 정보를 옴부즈맨 사무소에 제공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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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사무소의 최고책임자 콘치타 카르피오 모랄레스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카란당에 대한 직무정지 명령은 헌법에 보장된 옴부즈맨 사무소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징계권을 인정하지 않은 대법원 판례까지 들어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해리 로케 대통령궁 대변인은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공직자 징계권이 있다고 반박했다. 살바도르 파넬로 대통령 법률고문은 모랄레스에게 대통령 명령 거부에 대한 행정적, 형사상 책임 추궁을 경고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옴부즈맨 사무소가 위조된 서류 등을 이용해 야당 의원이 제기한 자신의 재산은닉 의혹을 조사한다고 비난하며 모랄레스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랄레스는 "헌법상 위임받은 임무에 따라 조사를 계속할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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