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낚시 인구 급증하는데 문화 수준은 아직 낙제점

입력 2018-02-01 10:57  

바다낚시 인구 급증하는데 문화 수준은 아직 낙제점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바다낚시를 즐기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낚시활동 제한 규정을 지키지 않는 등 의식 수준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펴낸 낚시문화에 관한 보고서를 보면 국내 낚시 인구는 1990년대 이후 꾸준히 늘어 현재 700만명선으로 추산된다.
특히 바다낚시를 즐기는 사람이 최근 급증세를 보인다.
그중에서 낚시 어선 이용객은 2013년 196만명을 기점으로 크게 늘어 2016년에는 343만명으로 늘었다.
지역별로는 경남지역 낚시 어선 이용객이 84만명으로 24.6%를 차지했고 충남(18.59%), 전남(15.69%), 전북(8.64%) 등 남부 또는 해안 지역이 대부분이었다.
등록된 낚시 어선 수는 2016년 기준 4천500척이다.
2013년 2천800만원이던 척당 평균 매출액은 2016년 5천만원으로 늘어 낚시 어선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해양수산개발원은 분석했다.
이처럼 낚시 어선 이용객이 급증하면서 안전사고와 인명피해가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낚시 어선 이용객은 2006년 230만명에서 2016년 343만명으로 1.5배 증가했지만 안전사고는 같은 기간 13척에서 208척으로 16배나 늘었다.
인명피해는 14명에서 68명으로 약 5배 늘었다.


지난해에는 263건의 낚시 어선 사고가 발생해 15명이 숨지고 90명이 다치는 등 105명의 인명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낚시 어선 사고 유형은 기관고장이나 추진기 고장 등이 가장 많았지만 충돌이나 좌초, 전복, 침몰 등도 적지 않았다.
선박사고 외에도 낚시객의 부주의로 인한 실족, 추락, 만조로 인한 고립, 파도 휩쓸림 등의 사고도 지속해서 늘어나는 추세이다.
지난해 이런 사고로 11명이 숨지고 16명이 부상하는 등 매년 10여명이 인명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고 증가는 낚시객들의 문화 수준과 깊은 관계가 있다.
해양수산개발원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금어기, 수산자원 보호, 낚시활동 제한구역 등을 제대로 알고 지킨다는 응답 비율은 30.7%에 불과했다.
10명 가운데 7명꼴로 어자원과 환경보호, 안전을 위한 규정을 모르거나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령이 낮을수록 낚시제한 규정을 잘 모르는 것으로 나타나 입문자를 대상으로 관련 규정과 기본 예절 교육이 필요하다고 해양수산개발원은 지적했다.
낚시객들도 어자원과 환경을 보호하고 안전을 지키기 위해 낚시활동을 제한할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수산자원 관리 측면에서 제한이 필요하다는 데 73.8%, 낚시금지구역 설정에 대해서는 91.5%가 찬성했다.


우리나라에서 낚시로 잡는 물고기의 양에 대한 공식통계는 없지만, 수산경제연구원은 2016년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11만t이 넘는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어선에 의한 연근해 어획량이 90여만t인 것을 고려하면 결코 적지 않다.
2015년 해양수산개발원 조사 결과를 보면 낚시객들은 환경보호와 관리의식 부족, 안전관리 및 안전대책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낚시문화를 개선하고 활성화하기 위해선 가족 단위 문화 보급(27.8%), 안전성 제고(19.5%), 낚시활동 공간 조성(15.9%), 낚시활동 기초교육(11.6%) 등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해양수산개발원은 낚시문화를 건전하게 육성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안전·환경·제도와 규제에 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어촌체험마을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수산자원 교육, 해양생태·안전교육 등을 연계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와 더불어 낚시 동호회나 관련 협회가 주축이 돼 낚시객들 스스로 주변 환경정화, 낚시 관련 규정 홍보, 규정 준수 서약식 등 자정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책 차원에서는 낚시 안전, 수산자원 관리(금어기, 체장, 금지구역) 등에 관한 교재를 개발해 보급하고 가족 단위 낚시공원 조성 등을 통해 건전한 낚시문화 기반을 조성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낚시면허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lyh950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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