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베 지우기' 짐바브웨 백인차별 철폐 시동

입력 2018-02-01 11:32  

'무가베 지우기' 짐바브웨 백인차별 철폐 시동
흑인처럼 99년 농지 장기임차…빼앗은 땅 보상도 추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남아프리카 짐바브웨가 백인들에게도 농지 장기임대를 허용한다고 3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에머슨 음난가그와 신임 대통령이 37년 독재자이던 로버트 무가베(93) 전 대통령의 백인차별 정책을 완화해가는 것으로 관측된다.
짐바브웨 정부의 행정예고에 따르면 음난가그와 신임 대통령은 백인들에게 99년 동안 농지를 빌릴 수 있는 권한을 주기로 했다.
무가베 정권은 때로 폭력을 동반한 토지개혁 프로그램을 통해 백인 농부 4천여명을 몰아냈다.


아직도 짐바브웨에는 400명이 조금 덜 되는 백인 농부들이 5년마다 토지사용 계약을 갱신하며 땅을 갈고 있다.
흑인 농부들이 99년에 이르는 장기 임차권을 누리는 것과 비교할 때 정부의 착취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입지다.
토지 소유권은 짐바브웨에서 가장 민감한 이슈 가운데 하나다.
과거 식민지 개척자들이 가장 좋은 옥토 일부를 차지하면서 불거진 갈등이다.
짐바브웨는 1980년 무가베 정권 수립과 함께 식민시대를 사실상 마감했으나 여전히 옥토 대부분이 백인 농부들의 손에 남아있었다.
당시 땅이 없는 흑인들도 많았다.


무가베 전 대통령은 식민시절의 불균형을 바로잡는다는 명분으로 백인들이 소유한 농장에 폭력적으로 침투하는 행위를 승인했다.
땅을 빼앗긴 백인들은 소송을 내기도 했으나 줄줄이 졌다. 무가베 정권의 헌법에는 농지가 모두 정부 소유였기 때문이었다.
작년 11월 군사정변으로 상황은 바뀌었다.
음난가그와 대통령이 이끄는 짐바브웨 집권당은 군부 압력으로 무가베 당시 대통령이 사임하자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
짐바브웨는 2000년 이후 땅을 잃은 백인들에 대한 손실 보상가를 책정할 특별위원회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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