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관람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 메간 올슨(33·미국)은 복합적인 감정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소속감과 그리움, 그리고 모국에 대한 자랑스러움.
1일 AP 통신에 따르면 올슨은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하는 수십 명의 입양아 중 한 명이다.
국제 한국 입양아 서비스의 케지아 박은 미국, 노르웨이, 덴마크 등 출신의 입양아 20여 명을 한국으로 초청해 평창 올림픽 개막식과 경기를 보여주는 여행을 계획했다.
운이 좋다면 미국으로 입양돼 성장한 후 이번 올림픽에는 한국 대표팀 수비수로 나서는 박윤정(마리사 브랜트)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 입양이 만연했던 1980년대 머나먼 외국으로 보내진 입양아들은 모국이 올림픽이라는 큰 행사를 치르는 것을 보며 한편으로는 만족감을, 다른 한편으로는 상실감을 복합적으로 느끼고 있다.
올슨은 "정말 돌아가고 싶었다"며 "집에 돌아왔다는 느낌이 들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어디 속하는지 알 수 없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은 한국에서 진행된 경제 발전의 마침표를 찍는 행사로 여겨지기도 한다.
한국은 경제 과도기를 겪으며 대략 20만 명의 아이들을 미국과 유럽, 호주 등 해외로 입양 보냈다.
케지아 박은 "고아로 버려져 떠났던 이들이 다시 한국에 돌아오는 것은 뜻깊은 일"이라며 "한국 사회가 자신들이 과거에 했던 선택을 반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슨은 이미 몇 해 전 한국에서 친부모를 만났지만, 기쁨이 아닌 좌절과 상실감만 안고 돌아서야 했다.
그의 부모는 딸인 올슨을 입양 보낸 후 낳은 아들은 직접 길렀고, 왜 그를 입양 보냈는지 설명해주지 않았다.
다만 그의 존재는 비밀이고, 다른 아이들에게 절대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올슨은 "미국을 응원해야 할지, 한국을 응원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전했다.
올슨과 함께 한국을 찾는 엘라와 토니 르벡은 서울에서 열린 입양아 모임에서 처음 만나 2014년 결혼했다.
각각 캐나다와 미국으로 입양된 엘라와 토니는 각자 자국을 응원하며 투닥거리곤 한다.
토니는 "(입양아로서) 정체성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미국에서 내가 어떤 종류의 사람이 돼야 하는지 스스로 묻곤 한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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