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국이자 참가국인 우리 태극기 2장과 오륜기 2장 게양
(평창=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1일 개촌한 평창선수촌 국기 광장에서 러시아 국기는 확실히 보이지 않았다.
강릉선수촌과 평창선수촌 국기 광장에선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92개 나라의 국기가 펄럭였다.
하지만 국제대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던 러시아 삼색 국기는 없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제재 때문이다.
IOC는 4년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국가 주도로 도핑 조작을 일삼은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불허했다.
대신 엄격한 약물 검사를 통과한 '깨끗한' 선수들만 개인 자격으로 평창에 올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169명이 IOC의 초청을 받았다.
IOC의 세부 징계는 더욱 구체적이다. 개인 자격으로 온 선수들이라도 절대 러시아에서 왔다는 걸 공개하지 말도록 했다.
이들은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lympic Athlete from Russia·OAR)라는 특별 소속으로 뛴다. 이들의 유니폼에도 비교적 긴 소속 명이 박힌다.
메달을 따더라도 러시아가 아닌 OAR 소속으로 기록된다. 시상대에 올라도 러시아 국기 대신 올림픽 오륜기가 펄럭인다.
국가도 러시아 국가 대신 올림픽 찬가로 연주된다.
이처럼 러시아의 색깔을 완전히 지웠기에 당연히 국기 광장에서도 러시아 국기는 게양되지 않았다.
러시아 국기를 가져온 선수들은 오로지 선수촌 자신의 방안에서만 펼 수 있다. 남들의 눈에 띄는 선수촌 아파트 발코니에도 걸 수 없다.
평창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IOC 징계에 따라 러시아 국기 대신 오륜기를 국기 광장에 걸었다"고 설명했다.
국기 광장 중심엔 개최국 우리나라의 태극기, 근대 올림픽 발상지 그리스기, 올림픽 오륜기, 유엔기, 그리고 평창조직위기 등 5개 깃발이 자리한다.
참가국 국기 게양대는 5개 깃발을 빙 둘러 세워졌다.
결국, 이번 대회 국기 광장에선 개최국이자 참가국으로서 우리나라 태극기 2개, 올림픽의 상징이자 러시아 국기를 대신한 오륜기 2개를 볼 수 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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