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2015년 5천101만 명이던 우리나라 인구가 2065년에는 4천302만 명으로 줄어들고 생산가능 인구도 3천744만 명에서 2천62만 명으로 감소한다고 합니다. 대학교 학령인구는 275만 명에서 38%나 급감한 170만 명으로 떨어지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 확보입니다. 국내 인재 육성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국제 교육 교류를 통해 해외 인재를 적극 유치하고 국내 유학생들이 학업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정부와 대학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국립국제교육원 송기동(55) 원장은 1일 오후 제주라마다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어교육기관대표자협의회 동계 워크숍에 참가해 '유학생 유치 활성화를 위한 제언'이라는 제목으로 주제 발표를 했다. 발표를 마치고 연합뉴스 인터뷰에 응한 송 원장은 "연구 인력과 산업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또 2016년 기준으로 3조7천억 원에 이르는 유학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 유학생 유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학생 유치를 놓고 각국이 벌이는 국제 경쟁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에 관해 역설했다.
중국 교육부는 2020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50만 명을 유치한다는 목표 아래 2010년부터 우수 대학을 매년 10개씩 선발해 100개의 유학 시범기지를 지정할 방침이라고 한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020년까지 30만 명 유치를 목표로 30개 대학을 국제화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다. 호주 교육부는 2025년까지 100만 명을 유치할 계획을 세워놓았다.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유학생 20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스터디 코리아 2020 프로젝트'를 2003년 발표했다가 2023년으로 달성 시점을 미뤘다.
"지난해 4월 기준으로 외국인 유학생은 12만3천858명을 헤아립니다. 전년 대비 18.7% 증가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죠. 이 추세대로라면 목표 달성이 가능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해 봅니다. 가장 큰 변수는 55%에 이르는 중국인 유학생의 추이죠.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보복 조치의 영향을 걱정했는데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여행과 달리 유학은 준비 기간이 필요해 대상 지역을 쉽게 바꾸기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올해나 내년에는 영향이 있을지도 모르는 만큼 관심 갖고 지켜봐야 합니다."
국립국제교육원은 교육부 산하 책임운영기관으로 유학박람회 개최를 비롯한 유학생 유치 지원, 유학생 관리 지원, 한국어능력시험(TOPIK) 운영, 국제교육교류 협력,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GKS·Global Korea Scholarship) 선발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과 미국 조지메이슨대 대학원에서 각각 행정학과 정책학 석사학위를 받은 송 원장은 1988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이듬해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뒤 교육부 국제협력국장·대학지원관·사회정책협력관, 경북대·부산대 사무국장, 강원도 부교육감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 3월 17일 국립국제교육원 원장에 취임했다.
"지난해 TOPIK 응시자가 역대 최대인 29만638명을 기록했습니다. 1997년부터 누적 응시자는 200만 명을 돌파했고요. 국립국제교육원만의 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기관장으로서 뿌듯합니다. 개인적으로는 2018년 신규 예산 31억8천만 원을 확보해 올해 특수외국어 지원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 가장 큰 보람이죠. 공직사회에 있는 분들은 새로운 예산 항목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힘든 작업인 줄 아실 겁니다. 영어·중국어·스페인어·프랑스어 등 주요 외국어 말고 아랍어나 힌디어 등 53개 언어를 대상으로 학과 개설, 교수 요원 확보, 교육과정 개발, 평가 시험 등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국립국제교육원 예산의 절반가량을 투입하는 가장 큰 사업은 GKS다. 현재 3천200명 정도의 학위과정 유학생이 혜택을 보고 있고 단기 초청 연수 등을 포함하면 모두 4천 명에 이른다. 요즘 TV에 자주 등장하는 가나 출신의 샘 오취리, 독일인 다니엘 린데만, 미국인 타일러 라쉬, 파키스탄에서 온 자히드 후세인 등이 우리나라 정부의 초청을 받은 장학생 출신이다.
"정부 초청 장학생이든, 자비로 유학을 왔든 우리나라 대학에 다니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은 한국과 대단히 깊은 인연을 맺은 겁니다. 한국을 세계 각국에 알리는 홍보대사이자 우리에게 외국을 이해시키는 문화사절이죠. 한국인이 따뜻한 사람이고 한국이 고마운 나라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잘 보살피고 도와주는 것이 우리의 임무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한국에 공부하러 오고, 와 있는 유학생들이 조금이라도 더 한국에 호감을 품을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hee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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