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4년여 만에 성남 공장 재가동식…100명 참석해 축하
(성남=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장애인이 꿈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아지오'(AGIO) 소문 많이 내주시고 사 주세요. 품질 좋은 구두 잘 만들어 이 세상을 아지오를 신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뉘도록 만들겠습니다"
'문재인 구두'로 유명한 장애인 수제화 브랜드 아지오 제조사인 '구두 만드는 풍경'이 1일 사업을 재개했다.
2010년 3월 경기도 파주에서 수제 구두 제조업을 시작했지만, 장애인 회사라는 편견 때문에 경영난을 겪다가 2013년 9월 회사가 문을 닫은 지 4년 5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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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석영(56·시각장애 1급) 대표는 각계 도움으로 2억여 원을 모아 지난해 12월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한 아파트형 공장에 485㎡ 규모의 공장을 다시 마련했다.
이날 오후 열린 공장 재가동 행사에는 이 회사가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새 출발 하는 데 도움을 준 유시민 작가, 가수 강원래 씨를 포함한 협동조합 조합원 36명 가운데 상당수가 자리를 함께했다.
또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 강득구 도 연정부지사 등 100여명이 참석해 사업 재개를 축하했다.
유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아지오 슬로건을 '친구보다 더 좋은 구두'로 정했다. 우리 구두 입소문 많이 내주시면 성공이란 이름의 깃발을 꽂아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유시민 작가는 축사를 통해 "(이 회사) 시즌1 때도 홍보모델이었는데 인기가 없어 판매가 잘 안 됐다"며 "요즘은 인기가 좀 있다고 하니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 열심히 팔겠다"고 거들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정부도 사회적경제기업이 일자리 창출과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면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자금, 임팩트펀드 조성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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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업체는 성남지역 청각장애인 6명과 지체장애인 1명을 새로 채용했다. 이들은 구두 장인으로부터 수제화 기술을 배워 3월부터 제품을 출시하게 된다.
디자인과 색상을 달리한 남녀 수제화 20여 종을 생산해 한 켤레당 20만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하루 70켤레씩, 한 달 평균 1천500켤레를 생산하면 장애인 직원들의 자활과 자립에 도움이 되고 회사 운영이 가능하다는 게 유 대표의 구상이다.
유 대표는 "장애인들이 눈치 안 보고 일할 수 있는 일터로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회사 구두가 유명해진 사연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5월 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문재인 대통령이 신고 있던 낡은 구두 사진이 인터넷에서 큰 화제가 됐다.
바로 청각 장애인들이 모여 만든 아지오 제품이었다.
유 대표는 문 대통령으로부터 새 구두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받았으나 폐업으로 응하지 못했다.
gaonn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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