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석 연출 '템페스트' 3년만에 서울남산국악당 무대에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갓 쓰고, 치마저고리를 입고, 두루마기를 걸친 사람들이 전하는 셰익스피어 이야기예요. 사랑방에서 할아버지에게 아주 재미난 이야기를 듣듯 즐길 수 있는 셰익스피어 공연을 만들고자 했어요."
가족음악극 '템페스트'의 오태석 연출은 1일 중구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작품을 "동양화 같은 세계로 표현한 셰익스피어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2010년 초연된 오태석 연출의 '템페스트'는 셰익스피어 원작소설을 '삼국유사'와 연계해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오태석 연출은 주인공 프로스페로가 신비스러운 주술을 공부하고 터득한 삼국유사의 법사(法師)와 비슷하다는 점 등에 착안해 이 희곡에 한국적 색채를 덧입혔다.
극 중 배경이 나폴리와 밀라노 대신 신라와 가락국으로 바뀌었고 등장인물도 한복을 입고 갓을 쓴 겸지왕과 세자 등으로 탈바꿈했다.
구어체를 활용해 우리말의 묘미를 살렸다.
그는 "우리말 특유의 3·4조, 4·4조 운율을 살려 대사를 만들었다"며 "이런 대사가 객석과의 접착력, 소통력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오태석의 '템페스트'는 초연 이후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돼 호평받고 2014년 뉴욕공연도 성황리에 치른 바 있다.
서울남산국악당에서는 2015년 공연된 바 있는데, 3년 만에 다시 오르게 됐다. 이번 무대는 아이(만 5세 이상)들도 함께 볼 수 있는 가족음악극으로 재구성한 게 특징이다.
배신의 절망을 극복하고 동생과 화해하는 과정을 통해 가족의 재결합과 조화, 균형이란 주제를 전달한다.
오 연출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자꾸 단순해진다"며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만든다는 기분으로 작품을 다듬었다"고 설명했다.
공연은 2월 1일부터 2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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