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정당한 자원개발" vs 이스라엘 "도발적 행위"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지중해 연안의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사드 알하리리 레바논 총리와 아비그도만 리버만 이스라엘 국방장관 등 양국 고위당국자들은 이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레바논은 작년 말 프랑스, 이탈리아, 러시아 등 3개국의 회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지중해 연안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개발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도발적 행위'라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레바논이 개발을 추진 중인 천연가스 매장지 가운데 이른바 '9구역'은 양국 중간 부근에 위치하고 있다.
리버만 국방장관은 지난달 31일 텔아비브대 산하 연구소가 주최한 회의에 참석해 "레바논이 천연가스 매장지를 입찰에 부친 것은 매우 도전적이고 도발적인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리버만 장관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란과 관련돼 있다며 "레바논이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경고까지 했다.
이에 하리리 레바논 총리는 연안의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은 레바논의 정당한 권리라며 "이스라엘의 주장은 지역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헤즈볼라도 성명을 내고 "리버만 장관의 발언은 레바논의 자원을 빼앗으려는 이스라엘의 욕심을 보여주는 새로 증거"라며 "레바논 권리에 반하는 어떤 공격에도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 갈등'은 양국이 해상국경을 확정하지 못하면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지중해에서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분쟁 수역은 300 제곱마일(약 776㎢)이나 된다.
양국은 2009년 이후 연안에서 거대한 천연가스와 석유 매장지가 잇따라 발견되자 개발권을 놓고 마찰을 빚어왔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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