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공영방송 '라디오 프랑스' 대표 전격 해임

입력 2018-02-01 19:23  

프랑스 공영방송 '라디오 프랑스' 대표 전격 해임
고등방송위원회, 마크롱의 공영방송 개혁구상에 걸림돌 판단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의 대표적인 공영방송 중 하나인 '라디오 프랑스' 사장이 전격 해임됐다.
공영방송 개혁을 준비 중인 프랑스 정부는 라디오 프랑스의 마티우 가예 사장이 공공계약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자 사퇴를 종용해왔다.
1일(현지시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우리의 방송통신위원회에 해당하는 프랑스 고등방송위원회(CSA)는 지난달 31일 전체회의를 열어 가예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승인했다.
CSA는 "국가와 라디오 프랑스 사장과의 관계는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정부가 발표한 공영방송 개혁이라는 중대한 맥락에서 가예 사장이 더는 라디오 프랑스를 이끌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CSA가 공영방송 사장을 해임한 극약처방을 내린 것은 가예 사장이 지난달 법원에서 징역 1년의 집행유예와 함께 2만 유로의 벌금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가예는 라디오 프랑스 대표이사 취임 전인 2010∼2014년 국립음향영상연구소(INA) 대표 재직 시절에 공공계약에 관한 법률을 어기고 2곳의 컨설팅 기업에 총 40만 유로(5억원 상당)의 계약을 몰아준 혐의로 기소돼 유죄가 인정됐다.
방송 주무부처인 문화부는 판결이 나오자 "법적으로 공영방송 대표의 임면을 결정하는 것은 고등방송위원회(CSA)에 있다. 정부의 어떠한 개입도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며 거리를 뒀다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법률 준수 의무와 공영방송 대표의 도덕성"을 강조하면서 사실상 가예 사장의 사퇴를 압박했다.
프랑스 문화부와 고등방송위원회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공들여 준비 중인 공영방송 개혁에 가예가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고 해임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재정적자 감축 기조에 따른 긴축재정 정책의 하나로 올해 공영방송 예산을 올해보다 3천600만 유로(465억원 상당) 삭감한 데 이어, 공영방송의 재정 건전성과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대적인 개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작년 12월 하원의원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프랑스텔레비지옹, 라디오프랑스 등 대표적인 공영방송사들의 실적 악화, 예산 낭비, 콘텐츠 질 저하, 외주제작사와의 비정상적 거래관행 등의 문제점을 이례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해임된 가예는 마크롱이 대선 후보 시절 둘이 동성 연인 관계라는 루머가 나돈 적이 있는 인물이다. 가예는 프랑스 미디어업계와 정계에서 출중한 외모로 이름이 높다.
대선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소셜미디어 공간을 중심으로 소문이 계속 퍼지자 마크롱은 한 지지자 모임에서 "내가 마티우 가예와 은밀한 관계라고 사람들이 말하는데, 그건 나 자신이 아니고 나의 홀로그램일 뿐"이라며 작심하고 반박한 적이 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