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 티셔츠로 라인 구분하고 '엠프티넷' 훈련까지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남북한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의 훈련 영상을 정부가 1일 공개했다.
그동안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외부와 접촉을 차단한 채 비공개로 훈련해온 단일팀의 훈련 모습이 사진이 아닌 영상으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가 이날 촬영하고 통일부가 오후 7시께 각 언론사에 배포한 영상은 훈련 영상 2개와 새러 머리 감독이 시스템 미팅을 통해 선수들에게 전술을 설명하는 영상 2개 등 총 4개다.
4개의 영상을 모두 합쳐도 2분을 넘지 않을 정도로 짧은 영상이지만 사진으로는 알 수 없었던 단일팀의 훈련 방식을 조금은 엿볼 수 있었다.
현재 한국 23명, 북한 12명 등 총 35명으로 구성된 남북 단일팀은 지난달 28일부터 A조, B조로 나눠 합동 훈련을 진행 중이다.
오후 빙상 훈련은 A조, B조 각각 1시간 반 정도다.
머리 감독은 최적의 조합을 찾기 위해 라인(5명)마다 북한 선수 1명 이상 들어가게 하는 방식으로 남북 선수들의 호흡을 맞추고 있다.
각각 38초, 9초 분량의 훈련 영상 2개는 A조의 훈련 모습을 담았다.
머리 감독은 3개 라인으로 구성된 A조 선수들에게 빨강, 노랑, 검정 등 서로 다른 색깔의 티셔츠를 유니폼 위에 입게 했다.
각 라인의 훈련 성과와 전술적인 활용도를 쉽게 구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아이디어였다.
38초 분량의 영상에는 골키퍼를 빼고 공격수 한 명을 더 투입하는 극단적인 공격 전술, 즉 골문을 비워두는 '엠프티넷' 상황을 가정한 훈련 장면이 담겼다.
'엠프티넷' 훈련에 나선 6명의 선수는 한국 대표팀의 1라인을 책임져온 박종아, 한수진, 이진규(그레이스 리), 엄수연을 포함해 랜디 희수 그리핀이다. 북한 선수도 한 명 포함된 것으로 보이지만 영상에는 담기지 않았다.
김도윤 코치는 이 상황에서 한수진이 페이스오프를 맡게 하는 등 선수들의 위치를 지정해줬다. 1라인 센터인 이진규에게는 리바운드를 노리고 골리 패드 쪽을 겨냥해 주저하지 말고 슛을 하라고 주문했다.
보통 '엠프티넷'은 0-1, 0-2로 뒤진 3피리어드 막판에 역전을 위한 승부수를 띄울 때 구사하는 전술이다.
단일팀은 손발을 맞춘 기간이 2주도 채 되지 않는다. 시간은 짧고, 올림픽 무대에서 만나는 상대들은 하나같이 강팀이지만 영상 속의 선수들은 환하게 웃으며 훈련을 소화하고 있었다.
단일팀은 4일 인천선학링크에서 스웨덴과 평가전을 치른 뒤 곧바로 강릉선수촌에 입촌한다.
단일팀의 올림픽 데뷔전은 10일 강원도 강릉의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리는 스위스와 조별리그 1차전이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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