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에서 강제로 히잡을 착용하는 규율에 반대하는 여성들의 1인시위가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전파되자 이에 반대하는 보수적인 이들의 사진도 인터넷에 게시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SNS엔 한 터번을 두른 남성 이슬람 시아파 성직자가 거리의 통신 박스 위에 올라가 이란 국기를 흔드는 사진이 게시됐다.
이 남성은 여성들의 '히잡 반대'가 이슬람 율법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을 SNS에 올렸다.
최근 일부 이란 여성이 거리의 통신 박스나 벤치에 올라가 히잡을 벗어 이를 막대기에 매달아 흔들면서 강제로 히잡을 써야 하는 이란의 복장 규율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벌였는데, 이 방식을 모방한 것이다.
이 남성 외에도 이란 국기를 들고 여성은 히잡을 써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사진이 여러 건 SNS에 올라왔다.
복장의 자유를 원하는 이란 여성들의 도전적인 캠페인에 국가주의와 신정일치 통치 체제를 상징하는 이란 국기가 등장한 것이다.
이란에서는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여성에 히잡을 의무적으로 쓰도록 했다. 이슬람권에서 외국인을 포함해 외출시 여성이 무조건 히잡을 쓰는 곳은 이란이 유일하다.
이에 대해 이란 여성 인권 단체들이 수차례 반대 운동을 벌였지만 무산됐다.
이번에도 '나의 은밀한 자유'라고 불린 히잡 반대 1인 시위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이란 당국은 이들을 추적해 29명을 체포했다. 이란 여성 운동 단체는 사법 당국이 이들의 보석금을 10만 달러(약 1억1천만원) 이상으로 결정해 히잡 반대 운동을 탄압한다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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