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근무 금지' 정부 방침에도 어긋나 부적절 지적
치안 공백 등 우려에 산행 취소, 이틀 일정에서 하루로 변경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평창동계올림픽이 임박하면서 전국 경찰 비상근무령이 내려진 가운데 광주경찰 지휘부가 1박 2일간 광주를 비우고 전남에서 워크숍을 하기로 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지적이 나오자 광주경찰은 뒤늦게 행사를 하루 일정으로 축소하고 행사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모두 복귀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광주지방경찰청은 2일부터 1박 2일간 전남 나주 중흥골드스파리조트, 무등산에서 지휘부 워크숍을 하기로 했다.
매년 연초에 정기적으로 하는 이번 워크숍은 올해 치안정책 방향을 공유하고 지휘부와 관리자간 공감대 형성을 위해 마련됐다.
이번 워크숍에는 배용주 청장을 비롯해 광주경찰청 소속 과장(총경) 14명, 계장(경정)과 팀장(경감) 78명 등 간부 경찰관 93명이 참여한다.
5개 경찰서에서는 서장(총경) 5명, 과장(경정) 46명 등 51명이 참여한다.
광주경찰청에서는 1부장(경무관)과 과별 1명이, 경찰서에서는 과장 1명이 남아 비상근무를 한다.
첫날인 2일 오후 1시 중흥골드스파리조트에서 시작하는 워크숍은 문화공연, 외부 강사 특강, 토론 등 행사가 진행된다.
행사를 마치고 오후 8시 각 경찰서 지휘부는 모두 광주로 복귀할 예정이다.
이어 3일 오전에는 무등산 장불재, 증심사에서 산행하고 오후 1시 모든 행사가 종료될 예정이었다.
경찰은 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1일부터 전국에 비상근무령을 발동해 테러 등 돌발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모든 경찰 지휘부가 광주를 떠나 전남에서 워크숍을 해 치안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또 경찰 공무원 여가를 보장하려 주말이나 휴일에는 초과근무나 워크숍을 금지한 정부 방침과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경찰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초과근무금지, 정시출퇴근, 집중 근무시간제 운영 등 업무혁신 방침을 밝혔다.
주말과 휴일은 물론 일과시간 이후 개인 시간을 최대한 보장해주기 위해 주말과 공휴일에는 초과근무를 못 하도록 하고 사실상 주말 등산모임인 산상워크숍도 역시 금지했다.
광주경찰의 이 같은 관외 워크숍은 청사에서 간단히 워크숍을 한 다른 경찰청 모습과도 상반된다.
대전경찰청은 지난달 31일 관내인 대전경찰청 중회의실에서 간부 경찰관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휘부 워크숍을 했다.
앞서 서울경찰청도 지난달 26일 서울경찰청사에서 간부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워크숍을 했다.
배용주 청장은 "정상적인 업무 과정이다. 내부적인 행사이고, 직원들 소속감과 단합 기회로 삼자는 차원에서 하는 행사다"며 "관내를 벗어난다고 하지만 차로 그다지 멀지도 않은 거리다"고 설명했다.
치안 우려와 부적절 비판이 나오자 광주경찰은 행사 시작 전 이틀째 일정인 무등산 산행을 취소했다.
첫날 리조트에서 진행되는 일정은 그대로 진행하지만 저녁 식사를 마치고 모든 참석자가 광주로 복귀할 방침이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숙소 예약이 이미 끝났고 초빙 강사도 있어 첫날 일정까지 취소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러나 오랫동안 관내를 벗어나는데 우려가 있는 만큼 이틀 일정을 하루로 취소하고 치안 대비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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