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도 4차 산업혁명] ① 고된 농업은 잊어라…스마트 팜 열풍

입력 2018-02-04 07:35  

[농업도 4차 산업혁명] ① 고된 농업은 잊어라…스마트 팜 열풍
국내 스마트 팜 폭발적 증가세…선진국 비교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
정부, 한국형 개발 박차…머지않아 농업 수출국 지위 확보 기대

[※ 편집자 주: 우리 농촌에도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거셉니다. 4차 산업혁명 주역인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이 농업 현장에 빠르게 접목되고 있습니다. 농업과 신기술 매칭은 '스마트 팜'(smart farm)이란 시스템 농업으로 구현되고 있습니다. 스마트 팜 확산은 힘들고 고된 일이라는 농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농촌에 희망을 거는, 농업에 미래를 걸고자 하는 젊은 세대의 관심을 유도하며 농촌 전반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농촌에서는 이미 원격조종으로 시설 하우스 조명을 조절하거나 창문 개폐를 조작하는 수준의 1세대 스마트 팜에서 2세대로 접근 중입니다. 연합뉴스는 우리 농촌의 스마트 팜 현주소를 짚어보고 국내 스마트 팜을 선도하는 농가들을 찾아 성공 비법을 들어봅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농업과 첨단 기술이 결합한 '스마트 팜(smart farm) 열풍'이 거세다.
스마트 팜은 기존 농축산업 생육방식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지능화한 농장을 말한다.
온실과 축사, 과수원의 자동화 제어 요소에 인터넷, 네트워크 등 ICT를 접목해 생육환경을 관측하고 적정 환경으로 유지·관리하는 농장이다.
시설원예에 스마트 팜을 접목해 인력이 아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다양한 환경을 관리한다. 이는 시간과 비용 절감, 더욱 정밀하고 효율적으로 온실 관리로 이어진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해 농축산업 시설의 각종 데이터를 수집해 생육환경을 분석하고, 각종 제어 장치 구동으로 최적의 생육환경을 조성해 노동력을 최소화함으로써 생산량을 극대화한다.
노동력과 에너지, 양분 등을 기존 재배방식보다 덜 투입하고도 생산성과 품질향상을 구현하는 게 바로 스마트 팜이다.

◇ 농업과 첨단 기술의 만남…생산성·품질↑
농림축산식품부가 2015년 스마트 팜 도입 농가를 분석한 결과, 도입 이전과 비교해 총수입은 31% 늘었고, 평균 생산량은 25% 늘었다. 고용 노동비는 9.5% 감소했다.
스마트 팜 규모도 늘어 시설원예는 정책 도입 첫해인 2014년 60ha에서 2015년 364ha(누계 769ha)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정부도 한국형 스마트 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확대에 나섰다.
한국형 스마트 팜 기술 개발과 신속한 보급을 위해 3단계로 적용기술을 구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1단계는 원격 모니터링과 제어로 편의성 향상을 목표로 한다. 원격 관리에 의한 농가 편의성 향상을 목적으로 현재 개발된 자동화와 ICT 기술을 시설 기준에 맞춰 기본형과 선택형으로 나눠 농가 필요에 따라 조건에 맞는 모델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1단계의 프레임이다.
2단계는 지능형 정밀생육관리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 목표다.
2단계 스마트 팜은 식물 생육 시기별 온도와 빛, 이산화탄소 농도 등 환경요인 변화에 따른 생장을 예측한다.
최종적으로는 수확 시기와 수확량을 예측해 시기별 최적 환경관리와 양분·수분 관리를 정밀하게 할 수 있는 생육 모델을 기반으로 생산성을 향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3단계는 에너지 최적화·로봇 자동화 등 스마트 팜 통합시스템 수출이다.
한국형 스마트 팜을 기술적으로 완성하는 3단계는 1단계 편의성 향상과 2단계 생산성 향상 기술의 기반 위에 에너지 시스템 최적화와 로봇 등을 활용한 무인자동화시스템을 적용, 스마트 팜 전 과정의 통합제어와 생산 관리가 가능한 단계이다.
농촌진흥청은 스마트 기술 보급 확산에 장애 요인이었던 농업용 ICT 기기·부품(센서 13종·제어기 9종) 규격을 2016년 표준화하면서, 한국형 스마트 팜 확산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전국 시설원예 농가에서 스마트 팜을 도입한 면적은 2014년 60ha에서 지난해 말 현재 약 4천ha로 늘었다.
정부는 스마트 팜을 2022년까지 7천ha 규모로 늘려 관련 분야 일자리 5천200여 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 스마트 팜은 인터넷과 네트워크 연결, 온실 자동제어, 원격지 장치제어 등 1세대 스마트 농업에 자리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농촌진흥청은 올해까지 생산성 증대가 가능한 2세대 모델을 개발하고, 2020년까지 수출형 스마트 팜인 3세대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 1세대 스마트 농업에서 2세대로 진화…세계 각국 기술개발 경쟁
세계 각국도 스마트 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네덜란드는 다양한 과학기술을 접목해 세계 스마트 농산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특히 관련 기술을 수출한다. 생육분석 플랫폼과 영상분석 등 데이터 기반 생산기술과 자동화, 생산·품질관리까지 전 과정에 과학기술을 활용 중이다.
네덜란드는 그린 포트와 시드 밸리라는 스마트 원예산업 클러스터 단지를 조성하고 기업·연구기관·정부가 협력체계를 구축해 농업 분야의 기술혁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스라엘은 '적은 비용, 더 많은 생산'을 목표로 농업기술의 혁신 시스템 개발에 집중했다. 이를 통한 이스라엘의 2016년 기준 기술수출 규모는 40억 달러에 달한다.
건조한 날씨와 부족한 수자원 등 농업에 불리한 환경이지만 집약온실생산체계로 신선 채소, 과일, 절화를 수출하고 있다.
이 나라의 인구는 우리나라에 5분에 1에 불과하나 식량 생산 효율성은 국내의 4배에 달한다.
일본은 오랫동안 정부 주도로 스마트 팜 정책을 추진해왔다.
일본 정부는 2014년부터 네덜란드 첨단농업 모델을 벤치마킹해 스마트 팜 지원 정책을 펼쳐왔다.
특히 아베 정부는 국가전력특구법 개정안을 통해 기업 농지소유제한을 대폭 풀어 기업형 농업 프로젝트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정부 정책과 발맞춰 세이와, 후지쓰, 카카시 등 일본기업은 새 성장동력으로 스마트 팜을 선택했다.
우리나라 국내 이동통신사도 스마트 팜 전용망을 구축하고 사물인터넷 기술을 스마트 팜에 적용하고 있다.
또 스마트 팜 구축 비용 절감을 위한 솔루션과 스마트 팜 전용 요금제를 마련했고, 홈 사물인터넷 서비스와 보안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농업 과학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 기술 발달 속도 빨라…저비용 고성능 한국형 스마트 팜 구현 머지않아
아직 스마트 팜을 상용화하기엔 제약이 따른다.



먼저 유·무선 통신을 통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야 하며, 농업 현장에 전력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
또 시설 내부 환경조절과 생육 관리 장치들이 전기적 신호에 따라 제어가 가능한 구조여야 한다.
시설이 산골·오지에 있어 인터넷 연결이 어렵거나 주변에 진력 공급 설비가 없으면 스마트 팜 구현이 어렵다는 의미다.
하지만 기술 발달 속도가 빠른 만큼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스마트 팜을 도입할 수 있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한국형 스마트 팜 3단계가 완성하면 농가 규모화와 생력화를 통한 생산비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경쟁력 향상을 물론 지능형 생육관리모델이 탑재된 비닐하우스 중심의 저비용 고성능 한국형 스마트 팜을 수출해 우리나라가 농업 수출국으로서 세계시장에서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sollens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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