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중미관계, 서로 경쟁하되 증오하면 안 돼"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진방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중국을 경쟁자로 언급한 데 대해 중국 상무부가 미국은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2일 신랑망(新浪網·시나닷컴) 등에 따르면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겨냥해 "중미 양측은 경제·무역 분야에서 협력 동반자이며 현재 가장 중요한 무역 동반자이자 투자 상대"라고 밝혔다.
가오 대변인은 지난해 중미 무역액이 5천800억 달러(620조8천900억원)를 돌파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중미 경제무역 관계의 본질은 호혜 상생이며 양국 경제·무역 협력은 양국과 양국 국민에 큰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자 간 무역은 '공평 무역'일 뿐만 아니라 호혜무역이어야 한다"면서 "미국의 공평 무역은 국제 규칙에 따라야지 일방적인 표준을 국제 규칙 위에 군림시켜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호혜무역은 시장 행위에 따른 것이지 무역을 게임으로 간주하며 시장 개방 정도를 호혜의 유일한 표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가오 대변인은 "미국은 냉전적 사고를 버리고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해서는 안 된다"면서 "양국 기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공동 이익이라는 큰 케이크를 계속 키워 중미 경제·무역 관계가 정확한 방향으로 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날 사평(社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해서 중국을 경쟁자로 여기고 있다"면서 "중미 간 마찰이 증가하는 추세에서 이런 인식은 양국 사회에 국가 호감도를 포함한 전체적인 견해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환구시보는 "중국과 미국은 경쟁은 하되 서로 증오하거나 원한을 마음에 새길 필요는 없다"면서 "이미 대국인 미국과 새롭게 대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은 영원히 결별할 것처럼 상대를 압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어 "양국이 상호 관계를 적극적으로 발전시키길 원한다면 격렬한 싸움은 피해야 한다"면서 "우선 중미관계의 기초적인 인식을 잘 관리하고, 양국 사회의 감정적인 부분을 안정시켜 양국관계를 전복시킬 가능성을 줄여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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