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사랑스러운 곰돌이 패딩턴이 돌아온다. 이번엔 교도소에 갇혔지만, 착하고 예의 바른 마음씨로 겨울철 극장가를 훈훈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8일 개봉하는 '패딩턴 2'는 영국의 국민동화 '패딩턴 베어'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원래 페루의 정글에 살던 패딩턴(벤 위쇼 분)은 우여곡절 끝에 영국 런던에 있는 메리 브라운(샐리 호킨스)과 헨리(휴 보네빌) 부부 집에 정착했다. 이야기는 1편에서 이어진다.
런던생활 3년차를 맞은 패딩턴은 이제 브라운 부부 가족의 완전한 일원이 됐다. 패딩턴은 어린 시절 자기 생명을 구해준 루시 숙모의 100번째 생일을 앞두고 선물을 준비한다. 런던의 명소를 책으로 구경할 수 있는 팝업북을 사려고 아르바이트에 나선다.
먼저 이발소 보조로 취직했지만 손님 머리에 고속도로를 내는 대형사고를 친 끝에 해고된다. 온몸의 털을 자유자재로 활용한 창문닦이가 제격. 한없이 착한 패딩턴은 정성을 다해 창문을 닦고 동네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돈을 모아가는 와중에 골동품가게에 있던 팝업북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패딩턴은 도둑을 쫓다가 놓치고 설상가상으로 도둑질을 했다는 누명까지 쓴다. 징역 10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갇힌다.
험악한 범죄자들이 득실대는 교도소지만 특유의 선한 마음과 예의, 오렌지 마말레이드 만드는 솜씨로 죄수들을 사로잡는다. 동료 죄수들과 힘을 합쳐 교도소를 빠져나온 패딩턴은 팝업북 도난사건의 실제 범인을 뒤쫓는다.
패딩턴은 온몸으로 춤추듯 창문을 닦고 무서운 교도소 주방장 너클스(브렌단 글리슨)에게 케첩과 머스타드 소스를 날리며 관객을 쉴 새 없이 웃긴다. 폭소 다음엔 흐뭇한 여운이 남는다. 착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하면 언젠가는 사람들 마음이 움직일 거라는 패딩턴의 굳은 신념 때문이다.
영화는 패딩턴의 무한한 순수함을 강조하면서 인간의 간사한 본성을 에둘러 꼬집는다. 동네 사람들은 패딩턴이 체포돼 경찰차에 실려가는 모습을 보고는 과거 패딩턴의 착한 행동들마저 깎아내리며 그에게서 마음을 거둔다.
한때 스타 배우였지만 지금은 개 사료 광고나 찍는 피닉스(휴 그랜트)는 악의 상징이다. 일인극 비용을 마련할 목적으로 변장술을 써가며 팝업북을 훔치고는 패딩턴에게 덮어씌운다. 1편의 니콜 키드먼에 이어 악당 역을 맡은 휴 그랜트가 코미디부터 뮤지컬까지 폭 넓은 연기로 재미를 더한다.
애니메이션으로 완성된 패딩턴 캐릭터는 영화 속 인물·배경과 완벽하게 어울린다. 벤 위쇼가 연기한 엉거주춤하면서도 역동적인 움직임과 표정을 모션 캡쳐 방식으로 따와 패딩턴에게 입혔다. 액션영화를 방불케 하는 추격 신도 나온다.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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