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노, 파견공무원들 제보 공개…"열정페이 강요 말고 시급히 개선해야"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현지에 장기 파견돼 행사를 준비하는 공무원들의 근무여건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에 따르면 평창올림픽과 관련해 정부가 동원한 공무원 수는 8천명 가량 된다.
이들이 머무는 숙소 중 일부는 10명이 한 방에 거주하는 방식이어서 생활에 어려움이 큰 데다 같은 층에 남녀를 함께 배정해 시설 이용에도 불편이 따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7인 1실인 숙소에는 화장실이 1개에 불과하고, 객실 정원 수보다 1∼2명을 더 늘려 배치해 파견공무원들 사이에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겨울 강추위에도 난방이나 온수가 제공되지 않는가 하면 화장실, 샤워장 등이 공용시설이다 보니 많은 인원이 한데 몰려 제대로 씻지 못하는 일도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특히 일부에게는 청소도 안 된 미사용 고교기숙사를 숙소로 제공했고, 아직 숙소배정조차 받지 못해 임시숙소에 머무는 인력도 있다고 한다.
여기에 '부실 급식' 논란도 일고 있다.
급식단가에 미치지 못하는 식사가 나오기도 하고, 컨테이너 사무실 근무자에게는 차가운 도시락이 제공돼 일부 인원은 자비로 인근 식당을 이용하기도 했다.
게다가 휴일에는 아예 급식이 나오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불편 사항은 이뿐만이 아니다. 숙소와 근무지 거리가 최대 90분까지 소요되고, 새벽 퇴근에도 오전 업무배정에 따른 휴식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근무자의 경우 새벽 교대 시 교통수단이 없어 도보로 이동하다 보니 범죄 등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공노는 설명했다.
전공노는 "평창올림픽·패럴림픽의 평화적이고 성공적인 개최를 희망한다"면서도 "군사정권 시절 인력동원처럼 국가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올림픽 참여인력에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현재 상황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이런 사실을 파견 현장에서 일하는 공무원 제보로 확인해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에 2차례에 걸쳐 항의했지만, 미온적인 대처로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한 제보가 여전히 잇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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