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선수 정현우의 외조부, 올림픽 개막 4개월 앞두고 별세
"조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손자가 뛴다고 좋아하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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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호주 쇼트트랙 대표팀 앤디 정(한국명 정현우·21)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외할아버지였다.
앤디 정의 외할아버지인 고(故) 강항동 씨는 평창올림픽 개막을 불과 4개월 앞둔 지난해 10월에 세상을 떠났다.
2일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공식 훈련 장소인 강원도 강릉영동대 쇼트트랙 훈련장에서 만난 앤디 정은 "할아버지는 조국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에서 손주가 뛰는 모습을 꼭 지켜보겠다고 말씀하셨다"라며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말했다.
고 강항동 씨는 아내 김영희 씨가 지난해 3월 먼저 세상을 떠난 뒤 병세가 악화했다. 그러나 앤디 정이 평창올림픽 무대를 밟는 모습을 꼭 눈에 꼭 담겠다고 되뇌었다고 한다.
앤디 정의 어머니인 강환춘 씨는 2일 통화에서 "(정)현우의 평창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커지자 아버지는 꼭 현장을 찾겠다고 힘을 내셨다"라며 "안타깝게도 올림픽 개막을 4개월 앞두고 세상을 떠나셨다"고 말했다.
강환춘 씨는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그 누구보다 현우가 평창올림픽 무대에 서 있는 모습을 자랑스러워 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앤디 정은 조국에서 열리는 첫 동계올림픽에서 할아버지를 기억하며 질주할 계획이다.
그는 "할아버지는 6.25전쟁 때 소년병으로 참전하셨다"라며 "이번 대회는 북한 선수들도 참가해 내겐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앤디 정은 초등학생 때 가족과 함께 호주로 이민 갔다.
그는 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2012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쇼트트랙 국제 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한국 대표팀으로 출전한 박세영(화성시청)의 스케이팅 모습을 보고 선수의 꿈을 키웠다.
그는 한국 선수들의 스케이팅 영상을 밤낮없이 보며 실력을 끌어올렸고, 당당히 호주대표팀에 선발됐다.
앤디 정은 평창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뒤 한국에서 생활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경기도 성남에서 원룸을 구해 개인 전지훈련을 소화했다. 한국 국가대표 지도자를 역임했던 전재수 현 헝가리 대표팀 감독에게 개인 교습을 받는 등 굵은 땀을 쏟았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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