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단 선발대 5일·본진 6일, 응원단 7일 경의선 육로 방남 예정
"北, 고위급대표단 언급없어"…올림픽 개막 직전에나 통보될듯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들의 선수촌 입촌이 마무리된 가운데 이번 주 올림픽 개막(9일)을 앞두고 북한 예술단과 응원단 등이 잇따라 방남한다.
우선 삼지연 관현악단 140여 명으로 구성된 예술단은 6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내려올 예정이다. 이들은 개막 전날인 8일 강릉아트센터, 11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한 차례씩 공연한다. 이들에 앞서 공연 준비를 위한 선발대가 5일 내려온다. 선발대는 주로 기술인력들로 구성될 것으로 전해졌다.
응원단과 태권도시범단, 기자단 등은 7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건너온다.
230여 명으로 구성된 응원단은 북측 선수들의 경기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뿐만 아니라 남측 선수들의 일부 경기에서도 응원전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칠 단장을 포함한 북한 태권도 시범단원 28명은 7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내려와 남측 태권도시범단과 함께 4차례 공연한다. 이들은 평창올림픽 개회식 사전공연(9일), 속초시 강원진로교육원(10일), 서울시청 다목적홀(12일), MBC 상암홀(14일) 등에서 차례로 태권도 시범 무대를 가진 뒤 15일 귀환한다.
그러나 고위급대표단의 구성이나 방남 일정 등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9일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선수단,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등과 함께 고위급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지만 이후 논의에 전혀 진척이 없는 상태다.
통일부 당국자는 4일 "북측은 고위급대표단과 관련해선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방남 직전에나 대표단장 등을 우리 측에 통보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고위급대표단을 누가 이끌지가 '평창 참가'의 하이라이트라고 여겨 막판에 공개할 것이라는 의미다.
우리 정부는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방남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 및 비핵화 관련 논의를 진행한다는 입장이어서 고위급대표단을 누가 이끌지는 상징성을 넘어 향후 한반도 정세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북한에서 명실상부한 2인자로 떠오른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대표단을 이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 부위원장은 국가체육지도위원장 겸 노동당 비서이던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때 황병서(당시 군 총정치국장), 김양건(당시 당 통일전선부장) 등과 함께 깜짝 방남하기도 했다.
북한의 헌법상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대표단을 이끌 수도 있다. 북한이 세계 각국의 정상급 인사가 모이는 평창올림픽에 김영남 위원장을 파견해 전 세계에 '정상 국가'임을 과시하려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북한의 대남 총책이라고 할 수 있는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나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인 최휘 노동당 부위원장이 대표단을 이끌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김영철은 우리 정부의 독자제재 대상인 데다 천안함 피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우리 정부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나마 김영철은 금융제재 대상일 뿐 출입국을 금지하진 않지만, 최휘는 안보리 제재 대상자로 여행도 제한된다.
정부는 최휘 등 안보리 제재 대상자가 방남한다면 여행 목적이 '올림픽 참가'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 등과 사전 협의해 제재의 예외로 인정받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외교위원회 위원장인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등이 내려올 수 있으며,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고위급대표단에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고위급대표단은 개막식 참석 뒤 10일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스위스와의 경기를 관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8일과 11일 예술단 공연 중 최소 한 차례는 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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