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즌제' 매력적이긴 한데…"캐스팅과 대본이 관건"

입력 2018-02-04 09:00   수정 2018-02-04 09:42

'드라마 시즌제' 매력적이긴 한데…"캐스팅과 대본이 관건"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16까지 롱런…KBS '추리의 여왕2' 28일 첫선
검증된 콘셉트·캐릭터 활용하면서 안정성 살리고 부가가치 늘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한국형 시즌제 드라마에 대한 방송가의 고민과 시도가 활기를 띤다.
tvN '막돼먹은 영애씨'가 시즌 16을 끝내자, KBS 2TV '추리의 여왕'이 28일 시즌2로 돌아온다. OCN은 '나쁜 녀석들'의 번외편으로 '나쁜 녀석들 - 악의 도시'를 방송 중이고, KBS에서 방송됐던 '마음의 소리'는 시즌2 제작이 시작됐다.
미국에서는 보편화됐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걸음마인 시즌제 드라마의 매력과 어려움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 검증된 콘셉트와 캐릭터 활용…"캐스팅과 대본이 관건"
시즌제는 검증된 콘셉트와 캐릭터를 적극 활용하면서 드라마의 안정성을 살리고 부가가치도 높이는 장점이 있다. 뚜렷한 콘셉트, 독특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일회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함께 생명연장을 해낼 수 있다면 이보다 안정적인 기획은 없다.
회당 제작비가 높은 미국에서는 드라마가 시즌제로 안착하지 않으면 수익을 낼 수가 없어 시즌제 제작은 필수 사항이기도 하다.
KBS '굿 닥터'의 미국 리메이크를 진행한 유건식 KBS프로듀서는 "미국 드라마는 제작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시즌3까지 가야 손익분기점을 넘고, 시즌5까지 가면 대박이 난다"며 "시즌 1, 2만 제작해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드라마 중 가장 많은 시즌이 제작된 작품은 '로 앤 오더'(Law&Order)로 시즌 20까지 하고 2010년에 종영했다. 최근 방탄소년단의 RM이 영어공부 비결로 얘기해 화제를 모은 '프렌즈'(Friends)는 10년간 시즌 10이 방송되며 세계적으로 히트했다.
성공한 드라마가 시즌제로 가기 위해서는 캐스팅과 대본이 관건이다. 미국 드라마는 시즌제로 갈 경우 캐스팅이 동일하다. 조연들은 바뀌더라도 주인공을 그대로 가면서 통일성을 유지한다. 대본도 수십명의 작가가 작업하면서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반면, 한국 드라마는 한명의 작가가 작업하는 대본의 수급도 문제이고 결정적으로 캐스팅이 발목을 잡는다. 시즌제가 익숙하지 않은 드라마계에서 스타 배우들이 대부분 시즌2를 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막돼먹은 영애씨'가 이례적으로 시즌16까지 갈 수 있었던 것은 주인공 영애를 비롯한 배우들이 스타급이 아닌 '덕분'이었다.
지난해 KBS 2TV '마녀의 법정'을 지휘했던 강병택 KBS 드라마 CP는 "시즌2는 결국 캐스팅이 좌우한다"며 "'마녀의 법정'도 시즌2에 대한 요구가 많지만 동일한 캐스팅이 어려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2016년 히트한 KBS 2TV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그 반대의 경우다. 주인공 박신양이 나서서 시즌2 제작을 시도했지만, 대본 개발이 계속 지진부진한 상황이다. 항간에서는 시즌2가 엎어졌다는 말도 나왔지만, 박신양의 매니저는 "박신양 씨는 여전히 시즌2에 출연할 예정이며 올해 안에 제작이 되리라고 본다"고 전했다.
한정환 SBS 드라마 1EP는 "시즌제 드라마는 에피소드 위주라 수사극, 메디컬드라마, 법정드라마 등이 시즌제로 가기 쉽다"며 "그래서 최근 시즌제 시도되는 드라마들이 그런 종류"라고 설명했다.
한 EP는 이어 "그런데 한국 시청자는 회별로 이야기가 끝나는 에피소드형보다는 전체 이야기 흐름과 인물간 관계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동안은 제작자들이 그런 시청자의 성향을 고려해 시즌제를 선호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시즌제에 익숙한 젊은층이 대두하면서 시즌제를 고려하게 됐다"고 밝혔다.



◇ '추리의 여왕' 성공적으로 안착할까…"시즌제 다양하게 모색 중"
'막돼먹은 영애씨'를 비롯해 '식샤를 합시다' '신의 퀴즈' 등 tvN과 OCN이 그간 시즌제 드라마를 이끌 수 있었던 이유는 스타급 배우를 캐스팅하지 않은 덕분이다. 캐스팅에 힘을 빼지 않는 대신, 대본에 집중하면서 신생 채널로서 지상파가 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다.
반면, SBS TV '미세스 캅'의 경우는 시즌1의 주인공인 김희애를 시즌2에 캐스팅하는 데 실패하면서 시즌2가 시즌1만 하지 못했다. 주인공을 김성령으로 교체하고 캐릭터와 이야기에도 변화를 가해 시즌2를 선보였지만 전편만큼 관심을 모으지는 못했다.
오는 28일 시작하는 KBS 2TV '추리의 여왕2'는 주인공 최강희와 권상우가 적극적으로 나선 덕에 시즌2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지난해 4~5월 방송된 '추리의 여왕'이 1년도 안돼 시즌2를 방송할 수 있었던 것은 스타 배우들이 흔쾌히 참여하고, 작가 역시 이 작품에만 올인한 덕분이다.



최강희는 "시즌2가 만들어질 것 같은 확신이 저도 모르게 있었다"며 "왠지 시즌1이 끝났을 때 섭섭하거나 아쉽지 않았고 학교처럼 방학을 했다가 개학하는 기분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엔 권상우 씨와 두 번째 콤비 활약을 펼치니 더 빠르고 멋지게 사건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며 "시즌2에선 조금 더 주체적이고 당당한 여성으로 그려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방송가에서는 '추리의 여왕2'가 스타가 나오는 시즌제 드라마의 첫 성공작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016년 KBS 2TV를 통해 방송된 시트콤 '마음의 소리'는 캐스팅을 전면 교체하고 시즌2를 준비하고 있다. '마음의 소리2'는 동일한 콘셉트의 이야기를 전혀 다른 배우들이 연기할 때 어떤 결과를 낼지가 물음표다.
김영섭 SBS드라마본부장은 "다각도로 시즌2를 할 수 있는 드라마를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시즌제 드라마를 안착시킬 수 있다면 가열되는 드라마 전쟁에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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