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국 이익만 추구…러시아, 영향력 확대 우려"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중국을 정면 겨냥해 "남미는 자국민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새로운 제국 열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렉스 틸러슨 장관은 이날 아르헨티나, 페루, 멕시코, 콜롬비아, 자메이카 등 남미 5개국 순방길에 오르기에 앞서 텍사스 대학에서 한 강연을 통해 "중국의 국가주도 발전 모델은 과거를 떠올리게 한다. 이것이 남미의 미래여선 안된다"며 이같이 중국에 대한 강한 견제구를 날렸다고 AP,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중국은 전 세계의 신흥시장들에서 그래 왔듯, 발전을 향한 매력적 경로를 제공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중국에 대한) 장기적 의존과 단기적 이익을 맞바꾸는 셈이 된다"며 "이 지역 정부들은 약탈적 행위자들에 대해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인들에 의해 이뤄져 온 많은 불공정한 무역 관행은 실업률과 근로자 임금 저하 등을 유발하며 남미 국가들의 제조업 분야에 손해를 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등 남미 상당수 국가의 최대 교역국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공백을 틈타 중남미 지역에서 세력확장을 꾀하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러시아에 대해서도 "민주적 가치들을 공유하거나 존중하지 않는 비우호적 정권들에 무기와 군사설비를 계속 팔고 있다"며 "남미 내 영향력 확대가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지역에서 공유되는 근본적 가치를 반영하지 않는 열강들로부터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쪽으로 치우친 결과를 가져오는 거래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미국은 기울어진 수익을 유발하는 거래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선명하게 대비된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의 이날 발언은 국방부가 지난달 공개한 '2018 국방전략'에서 중·러를 '독재모델에 부합하는 세계를 창조하려는 수정주의 국가'들로 규정하고 테러리즘의 위협을 뛰어넘는 국가 안보의 최우선순위로 규정한 연장 선상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30일 취임 후 첫 국정연설에서 "전 세계에서 우리는 불량 정권과 테러 그룹, 우리의 이익과 경제, 가치에 도전하는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경쟁국들에 직면해 있다"며 "이들 위험에 맞서면서 필적할 수 없도록 하는 힘이 우리의 방어를 위한 가장 확실한 수단임을 알았다"고 중·러에 대한 견제에 나선 바 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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