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연합뉴스) 고동욱 김경윤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을 이끌고 온 원길우 선수단장이 처음으로 선수단의 훈련을 직접 지켜봤다.
원 단장은 3일 오전 피겨스케이팅과 쇼트트랙 훈련이 이뤄지는 강릉 아이스아레나를 찾아왔다.
선수단 관계자 4명을 대동한 원 단장은 먼저 지하의 연습 링크에서 피겨 페어 렴대옥-김주식 조의 공식 훈련을 참관했다.
피겨 훈련이 끝난 뒤에는 메인 링크의 관중석으로 자리를 옮겨 북한 쇼트트랙 대표 정광범(17)의 훈련 모습을 지켜봤다.
1일 밤 선수촌에 들어온 이후 원 단장이 선수들의 공식 훈련장에 찾아온 것은 처음이다.
한국 취재진이 다가가자 원 단장은 "훈련을 좀 집중해서 볼 수 있게 해 달라"며 인터뷰 요청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각종 국제대회에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거나 아예 자리를 피하던 북한 선수단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모습과는 달리, 미소를 띠고 "늘 만날 기회가 있는데…"라며 정중하게 거절 의사를 밝히는 등 부드러운 태도를 나타냈다.
북한 선수단 관계자가 몰려드는 취재진을 사진에 담는 모습도 보였다.
질문이 이어지면 짧게나마 대답을 하는 '성의'를 보이기도 했다.
원 단장은 선수촌 생활을 묻는 말에는 "생활이랄 게 뭐 (특별한 게) 있겠느냐"며 "올림픽 선수촌이라는 것은 다 기준을 지켜 만들어지니(불편한 게 없다)"고 말했다.
선수촌에서의 식사에 대해서는 "올림픽 식당이 다 그렇지 않겠느냐. 뷔페식이라 입맛대로 먹고 있다"고 답했다.
'아무래도 선수촌 생황이라 답답하시겠다'는 말을 듣고는 "다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전날 훈련 도중 사고로 오른쪽 발목을 다친 쇼트트랙 대표 최은성의 상태와 관련해서는 "치료를 받고 있다. 상태는 뭐…"라고 말을 흐리며 "출전 여부는 의사의 소견이 있어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단장은 '내일 또 뵙겠다'는 말에는 "네"라고 웃고는 손을 흔들며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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