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공사 "간조 때 방류 자제해야 한다는 규정 없어"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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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전북 군산 금강하굿둑에서 방류된 물로 바지선 3척이 뒤집혀 어민들이 피해를 호소했다.
물을 방류한 한국농어촌공사 금강사업단은 규정에 근거한 방류여서 책임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3일 금강사업단과 피해 어민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9시부터 금강하굿둑 배수갑문 20개가 모두 열렸다.
사업단 측은 하굿둑 수위가 방류 기준 수위인 6m를 넘어 배수갑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방류 하루 전 인근 어민들에게 문자메시지를 전송하고 방류 1시간 전, 30분 전, 15분 전에 안내방송을 했다는 게 사업단 설명이다.
방류 당시는 간조(바다에서 조수가 빠져나가 해수면이 가장 낮아진 상태)를 1시간 앞둔 시점이라 배수갑문 앞바다에 물은 거의 없었다.
방류를 시작하자 배수갑문 전면 1㎞ 거리에 정박해 있던 2.9t급 바지선(화물을 운반하는 소형 선박) 세 척이 뒤집혔다.
마른 바닥에 낙하한 물이 빠르게 바다 쪽으로 흐르면서 배를 덮친 것이다.
방류와 동시에 하굿둑 내측에 있던 5∼10㎝ 두께 유빙도 흘러나와 피해가 컸다는 게 어민들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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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 신모(63)씨는 "평소에는 물이 어느 정도 있는 상태에서 배수갑문을 열었기 때문에 유속이 빨라지지 않아 피해가 없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물이 거의 상황에서 방류가 이뤄졌고 유속이 빨라져 배가 뒤집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목격자들은 물이 마치 쓰나미처럼 몰려왔다고 표현했다"며 "지난 1일부터 어업을 해야 했는데, 배가 망가져 아무 일도 못 하고 있다. 금강사업단은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고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곳 어민들은 매년 2월부터 6월까지 실뱀장어 조업을 한다.
농어촌공사는 간조 때 배수갑문을 개방하면 안 된다는 규정이 없다고 반박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금강하굿둑 관리세칙에 조수간만을 고려하라는 내용은 없다"며 "방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어민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안내방송을 한 뒤 방류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가 부서진 일은 안타깝지만, 책임이 농어촌공사 측에 있지는 않다"며 "다만 방류 때는 주변 어민들과 충분히 대화를 나누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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