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청년일자리 재원 확대 가능…기금사업 20% 범위"(종합)

입력 2018-02-0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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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청년일자리 재원 확대 가능…기금사업 20% 범위"(종합)
문 대통령, 일자리 대책 힘 싣기…"돈 더 쓰더라도 획기적 방안 내라" 지시
이용섭 일자리부위원장 "필요하면 예산 추가 투입해서라도 하라는 뜻"
올해 기금 사업비 144조 육박…일자리 사업 재원 확대 여력 충분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정부는 청년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재정 추가 투입도 감수하기로내부 방침을 사실상 굳힌 것으로 파악됐다.
역대 최악인 청년 실업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은 청년 일자리 만들기에 필요하다면 예산을 더 사용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며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는 최근 청년 일자리 신규사업을 발굴하거나 기존 사업을 확대·개선하기 위해 재원을 추가로 투입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관련 부처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청와대는 정부가 추진하는 기금 사업비를 20% 범위에서 확대할 수 있으니 예산이나 재원에 구애받지 말고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는 지난달 25일 문 대통령이 주재한 '청년 일자리 점검회의'가 끝난 후 관련 부처에 이런 내용을 담은 요청사항을 전파했다.



청와대는 관련 부처가 재원 문제, 이해관계 상충, 법 제도의 한계 등을 의식해 판에 박힌 대책을 내놓고 이로 인해 전시 행정이 반복되는 것을 막으려면 '틀을 넘는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특히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재정 일자리 사업 신규 발굴도 가능"하다며 재원의 '장벽'을 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표명했다.
청년 일자리 점검회의에 참석한 정부의 한 관계자는 '예산에 상관없이 대책을 다 가져오라'는 것이 문 대통령 의지라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는 청년 일자리 창출에 추가 재원이 필요하면 기금 운용 계획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지출금액 기준으로 금융성 기금은 30%, 비금융성 기금은 20% 이하 범위에서 기금운용계획 변경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지출 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
기존 사업을 보완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다.



기금사업 확대 구상과 관련해 이용섭 일자리 위원회 부위원장은 "대통령께서 앞으로 3∼4년이 어려우니까 별도 재원대책을 마련해서라도 특단 대책을 강구하라고 했으니 그것도 당연히 검토 대상"이라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설명했다.
그는 올해 일자리 사업 예산 약 19조2천억원 가운데 청년 일자리 예산으로 약 3조원이 책정된 것에 관해 "항목을 면밀하게 분석해서 청년 쪽에 돈이 가도록 하겠다는 것이고 하루라도 빨리 쓰도록(집행하도록) 하겠다"며 "필요하면 예산을 추가로 투입해서라도 하라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재정 당국도 이런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추경 예산을 편성하지 않더라도 기금 20% 내에서 (확대·변경)할 수 있고 행정부가 당연히 해야 한다"며 일자리 사업 예산을 더 효율적으로 쓸 방안을 물색 중이라고 강조했다.
통계청이 운영하는 'e-나라지표'에 따르면 올해 기금운용규모는 594조9천억원이다.
이 가운데 기금 설치목적에 따른 지출, 즉 사실상 재정지출 개념에 해당하는 사업비는 143조5천억원이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업비 20%를 일괄 변경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전체 사업비 규모를 고려하면 기금 계획을 변경하면 올해 기준 약 19조2천억원인 일자리 예산이나 이 가운데 3조원 규모인 청년 일자리 사업비를 확대할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업 종류와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기금을 총동원하면 일자리 사업에 현재 계획보다 훨씬 많은 재원을 투입할 수 있는 셈이다.
기획재정부의 '2018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르면 기금관리 주체는 기획재정부 장관과 협의를 거쳐 기금운영비 항목의 지출금액을 20% 범위에서 증액할 수 있다.
이른 감이 있으나 정부 안팎에서는 기금 운용 계획 변경 외에 추경 예산 편성이나 내년도 일자리 예산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예산 당국 한 관계자는 "추경은 대통령 의지에 달린 일"이라면서도 "(돈이 더 필요하면) 꼭 올해가 아니라도 내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논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혁신성장 촉진지구 지정'을 비롯해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20대 선도 프로젝트를 후보군으로 일단 마련했으나 사업 종류가 너무 많다는 지적 등을 고려해 선택과 집중 원칙에 따라 계획을 재검토 중이다.
관계 부처는 일자리 정책의 효과와 한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문재인 대통령의 집무실에 설치된 '일자리 상황판'을 성과 지표 중심으로 재편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정부는 주요 경제 부처 장관 회의를 포함한 관계 부처 논의를 거듭해 이달 중에 청년 일자리 대책을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작년에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9%로 2000년 현재 기준으로 측정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았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22.7%로 2016년보다 0.7% 포인트 상승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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