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문 센서 사각지대로 들어가다 '쾅'…법원 "마트 책임"

자동문 센서 사각지대로 들어가다 '쾅'…법원 "마트 책임"
홈플러스, 2천여만원 배상…"고객에 사각지대 주의·경고했어야"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대형 마트 고객이 자동문의 감지센서 사각지대로 들어가다 문이 갑자기 닫혀 다쳤다면 사각지대를 사전에 경고하지 않은 유통업체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1단독 김영수 판사는 A씨가 홈플러스스토어즈 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홈플러스 측이 A씨에게 2천1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2014년 5월 홈플러스 매장에서 한 고객이 나온 직후 열린 상태의 자동문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갑자기 자동문이 닫히면서 어깨와 목 부위를 부딪쳐 다쳤다.
자동문에 설치된 동작감지센서는 진입 방향 1ｍ 앞 지점에서 120도 측면까지는 감지가 가능했다. 하지만 센서를 중심으로 좌우 30도 영역은 감지가 되지 않는 사각지대였다.
A씨는 우측 사각지대로 들어가다가 사고를 당했다. 당시 통행로나 자동문에는 '사각지대가 존재해 측면으로 진입할 경우 끼이거나 부딪힐 우려가 있다'는 등의 주의·경고 표시는 없었다.
이에 A씨는 2016년 3월 홈플러스 측을 상대로 3천3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김 판사는 "해당 자동문은 제작·설치 때부터 성능상 사각지대가 존재해 측면으로 들어갈 경우 끼이거나 부딪힐 우려가 있었으므로 회사는 이를 알리는 등 방호조치의무를 해야 했다"며 홈플러스 측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김 판사는 "A씨도 자동문이 열리기 시작하는 것을 확인하고 정면으로 들어가야 할 주의의무가 있는데 이를 게을리했다"는 홈플러스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는 자동문이 열려 있는 상태에서 진입했고, 회사가 사각지대 주의·경고 표시를 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이를 모르는 A씨가 비스듬히 진입한 것이 배상 책임을 제한할 만한 잘못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배상액은 A씨의 나이, 치료 기간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bo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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