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권용 기자 = 이스라엘이 오랜기간 반목했던 이집트와 손잡고 시나이 지역의 이슬람국가(IS) 등 테러단체들을 겨냥해 수십차례에 걸쳐 극비 군사작전을 수행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전직 미 고위관리들의 말을 인용, 이스라엘군이 수년동안 전투기와 헬리콥터를 동원해 이집트 시나이 지역의 IS와 테러단체 목표물을 공습했다고 전했다.
이는 IS 등이 테러 활동을 강화하면서 앙숙이던 이스라엘과 이집트가 비밀리에 대(對) 테러 공조체계를 가동해왔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들 관리는 특히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공습작전 수행 시 출격지점을 숨기기 위해 국가표식을 달지 않고 우회 비행경로도 이용하는 등 이스라엘군의 작전 참여 사실을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적잖은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미국의 한 전직 관리는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반(反) 테러동맹은 '큰 거래'라고 평가하면서 최근 수년 동안 양측의 대테러 동맹은 해당지역의 요동치는 정치적 상황과는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이들 두 나라가 '앙숙'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 비밀리에 이뤄지는 대(對) 테러 공조는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정부 내에서도 이스라엘의 비밀 공습작전을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미국 정부가 전면에 나서 이스라엘과 이집트 사이에서 이렇다할 조정이나 지원 역할은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언론은 당국의 검열로 인해 시나이 지역의 IS 등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보도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일부 언론도 한때 관련 사실을 보도했으나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양국의 공조나 군사작전 사실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IS 등 이슬람 테러단체들을 겨냥한 군사작전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부인해왔다.
이스라엘과 이집트 하마스는 IS의 시나이 지부가 한층 주도면밀하고 지속적인 테러활동에 나서자 2년전부터 공조를 강화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집트의 IS 관련 조직원 약 40명은 지난해 11월 시나이 지역의 한 이슬람 사원을 공격해 신도 300명 이상을 학살하는 테러를 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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