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기대감으론 부족…기업이익 확인 중요"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지난 3년간 액면분할을 결정한 상장사 가운데 한 달 후 주가가 오른 기업은 절반 정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5∼2017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액면분할한 기업은 모두 99곳(유가증권시장 상장사 41곳, 코스닥시장 58곳)이었다.
이들 가운데 액면분할을 결정하고서 한 달 뒤 주가가 오른 상장사는 55곳(55.6%)으로 절반 정도에 그쳤다.
한 달 후 주가가 같았던 기업은 3곳(3.0%)이었고, 오히려 주가가 내려간 업체는 44곳(44.4%)에 달했다.
액면분할이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주가의 방향이나 흐름 자체를 결정하지는 못한다는 이야기를 방증하는 셈이다.
2016년 2월 1일 발행주식 1주당 가액을 500원에서 100원으로 액면분할한다고 공시한 썬텍[122800]의 경우 주가가 공시 전일 1만9천950원에서 공시 한 달 후 3만7천700원으로 88.97% 올랐다.
반면 2016년 5월 27일 같은 비율로 액면분할을 결정한 제이스테판[096690]은 8천610원에서 3천920원으로 54.47% 하락했다.
액면분할 이후 거래가 재개된 첫날을 살펴보면 주가가 하락한 기업은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액면분할한 99개 상장사 중 재상장 첫날 종가가 기준가보다 오른 업체는 45개(45.5%)로, 액면분할 결정 한 달 후 주가가 오른 기업보다 더 적었다.
반대로 주가가 내려간 업체는 51곳(51.5%)이었고, 기준가와 첫날 종가가 같았던 업체는 3곳(3.0%)이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주가는 단기성 이벤트보다는 기업의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장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이 주식 유동성과 개인투자자 접근을 용이하게 하고 거래대금 증가 요인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핵심 사업 전망이 애매하다면 유동성에 따른 주가 기대감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 결정이 주가에 긍정적인 이벤트이기는 하지만 주가를 결정짓는 요인인 기업 이익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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