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미국 빙속 '저지대 훈련'으로 소치 참패 만회할까

입력 2018-02-04 15:15  

[올림픽] 미국 빙속 '저지대 훈련'으로 소치 참패 만회할까
해발 1,425m 솔트레이크시티 대신 해수면 높이 밀워키 아이스센터서 훈련



(강릉=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많은 스포츠 종목에서 고지대 훈련은 심폐 기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어 올림픽 등 큰 대회를 앞두고 치르는 '필수 코스'로 인식되곤 한다.
그러나 미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정반대로 '저지대 훈련'을 기량 강화의 키워드로 삼아 눈길을 끈다.
AP통신은 미국이 4년 전 소치올림픽에서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고도 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와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각각 금메달 3개,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금메달 1개를 따냈던 미국 스피드스케이팅은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은커녕 메달 한 개도 건지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성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 요인 중 하나가 고도 적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었다.
당시 미국은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선발전을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오벌에서 열었다. 올림픽 직전 훈련은 이탈리아의 산지에서 진행했다.
솔트레이크시티 오벌은 해발 1,425m에 자리 잡아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 오벌(해발 1,034m)과 함께 '기록의 산실'로 불린다.
1천분의 1초까지 다투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경기장의 고도가 높을수록 공기 밀도가 희박해지고, 그만큼 저항이 줄어들어 기록이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소치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이 열린 아들레르 아레나가 해발 4m의 저지대에 있었다는 점이다.
훈련 때보다 더 강해진 공기 저항에 적응하지 못한 점이 경기력에 문제를 줬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소치올림픽에 출전했던 미국 대표 브리태니 보위는 "(소치의 고도에서는)솔트레이크시티에서와 스케이팅 방식과 심리적인 전략 등을 조금씩 수정해야 한다"며 "솔트레이크시티에서만큼 속도를 낼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오벌 역시 해발 3.75m의 낮은 곳에 지어졌다.
이에 따라 미국 대표팀은 소치올림픽이 끝난 이후 솔트레이크시티가 아닌 밀워키의 페팃 국립 아이스센터에서의 훈련을 늘렸다. 페팃 아이스센터는 해수면 높이와 별로 차이가 없는 저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미국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의 훈련 캠프도 이곳에 차렸고, 대표선발전까지 진행했다.
페팃 아이스센터에서 대표 선발전이 열린 것은 1998년 이후 약 20년 만이다.
낮은 고도 탓에 솔트레이크시티 오벌에 밀리던 페팃 아이스센터가 이제 다시 미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요람' 지위를 되찾은 것이다.
물론 미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부진에 낮은 고도만이 영향을 줬는지 알 수 없는 만큼, 저지대 훈련이 평창올림픽에서 효과를 보일 것인지는 미지수다.
다만 미국 선수들은 훈련 장소를 만족스러워하는 것으로 보인다.
남자 500m와 1,000m, 팀추월 등에 출전하는 조너선 가르시아는 "(저지대 훈련은)다른 종목에서 무거운 조끼를 입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곳에서는 솔트레이크시티에서보다 큰 공기 저항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sncwoo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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