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블루먼, 미국 업체와 계약 맺으며 대부분 가상화폐로 받기로
(강릉=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중에도 지난해 전 세계에 불어닥친 '가상화폐 열풍'에 올라탄 스타가 있어 시선을 끈다.
캐나다의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장거리 간판스타 테드 얀 블루먼(32)이 주인공이다.
5일 캐나다 언론 '내셔널 포스트' 등에 따르면 블루먼은 지난달 31일 미국의 가상현실(VR) 관련 기업인 'CEEK VR', 소셜네트워크 관련 기업인 'ONG'와 1년짜리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의 독특한 점은 후원금 중 대부분이 각 회사가 발행한 가상화폐로 지급된다는 점이다.
후원 금액의 전체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소한의 후원금만 실제 통화로 받고 나머지는 모두 가상화폐로 받기로 했다고 한다.
주식거래조차도 해본 적이 없는 블루먼은 이번 계약을 결정하기 전에 '벼락치기'로 가상화폐 관련 공부를 했다고 한다.
블루먼은 "공부한 바에 따르면 가상화폐는 매우 빠르게 가치 등락을 거듭하더라"며 "정말 흥미진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소한의 금액을 실제 통화로 받았으므로 '빈손 계약'이 될 위험은 없다"며 "가상화폐가 포함됐다는 점은 이번 계약을 흥미롭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블루먼은 기업이 후원하기에 좋은 선수다.
네덜란드 출신으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대표팀에서 탈락하자 캐나다 국적을 취득한 그는 기량이 급성장해 남자 장거리의 스타 중 하나로 올라섰다.
현재 5,000m와 10,000m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빙속 황제' 스벤 크라머르(네덜란드)와 평창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블루먼은 평창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다면 그의 유니폼에 로고를 새겨둘 회사들은 큰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다만 블루먼에게도 가상화폐 계약이 '대박'이 될지는 알 수 없다.
자신의 말대로 가상화폐의 시세는 예측불허이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가상화폐로 꼽히는 비트코인은 지난해 12월 17일 한때 1만9천달러 대까지 치솟았지만, 올해 들어 급락세를 보이며 8천달러 대로 떨어져 불과 한 달여 사이에 '반토막'이 났다.
블루먼과 계약한 두 회사 가운데 'CEEK'는 심지어 아직 가상화폐를 발행조차 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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