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1시 입촌…우리나라는 801동, 북측 선수들은 804동
(평창=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올림픽에서 최초로 결성된 남북단일팀인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5일 오전 1시 강원도 강릉 선수촌에 입촌했다.
전날 오후 인천선학링크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평가전에서 1-3으로 패한 직후 단일팀은 곧바로 강릉으로 향해 5일 자정이 지난 시간에 선수촌에 도착했다.
단일팀은 단합을 중시하는 새러 머리(캐나다) 감독의 요청에 따라 남북 선수들이 올림픽 기간 같은 숙소에서 머물 가능성도 나왔으나 우리나라 선수들은 한국 선수단이 둥지를 튼 801동에, 북한 선수들은 인공기가 내걸린 804동에 각각 입소했다.
머리 감독의 요청에 북측 관계자들은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선수촌에 올 때까지 기다려보자"며 같은 숙소 배정 가능성을 마지막까지 내비쳤지만 실제로 이뤄지진 않았다.
22명으로 이뤄진 북한 선수단의 주축이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기에 북측이 남북 선수들의 합동 투숙을 부담스러워 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서로 다른 동에 머무는 이상 남북단일팀 선수들이 선수촌에서 같은 방을 사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팀워크가 중요한 종목 특성상 머리 감독이 선수촌 회의실에서 자주 선수들을 불러 조직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20일 스위스 로잔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열린 IOC 주재 남북한 올림픽 참가 회의에서 남북은 올림픽 사상 처음이자 역대 세 번째로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단일팀을 결성하기로 합의했다.
우리나라 선수 23명에 북한 선수 12명이 가세해 35명으로 팀을 꾸렸다. 우리나라 사령탑으로 단일팀을 지휘하는 머리 감독은 납북 합의에 따라 매 경기 북한 선수를 3명씩 기용해야 한다.
단일팀은 'KOREA'라는 팀 명과 함께 푸른색 한반도 형상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는다.
'KOR'(한국), 'PRK'(북한) 등 서로 다른 남북의 영문 축약어를 아우를 수 있는 단어로 불어 'COREE'에서 차용한 'COR'이 단일팀의 축약어로 선택됐다.
1월 25일 방남한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곧장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으로 이동해 우리나라 선수들과 상견례를 하고 곧바로 훈련을 시작했다.
따로 연습하던 남북 선수들은 1월 28일부터 합동훈련을 치르며 조직력을 다져갔다. 남북 선수들과 머리 감독이 이틀 연속 북한 선수의 생일 파티를 함께하며 단일팀 선수들은 금세 친해졌다.
선수촌에 입촌해 본격적으로 올림픽을 준비하는 단일팀은 10일 스위스, 12일 스웨덴, 14일 일본과 B조 조별리그를 치르고 이후 순위결정전 등 총 5경기에 임한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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