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의 유명 관광지인 페낭 주에서 유통되는 커피믹스에 누군가 향정신성 약물을 혼입하는 바람에 내외국인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5일 국영 베르나마 통신 등에 따르면 페낭 주의 주도인 조지타운과 인근 지역에선 지난달 28일부터 현재까지 네팔 출신 경비원 2명을 시작으로 최소 7명이 급성 약물중독 증상을 보여 응급실로 옮겨졌다.
이들은 낯선 이들이 건넨 두리안향 화이트 커피믹스를 물에 타 마신 뒤 심각한 두통과 구역질, 무기력감 등을 겪다 혼수 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다행히 큰 후유증 없이 전원 회복했지만, 상당 기간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말레이시아 보건부는 문제의 커피믹스를 수거해 조사한 결과 포장을 교묘히 뜯어내고 10g 상당의 녹색 가루를 섞은 뒤 다시 봉합한 흔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수브라마니암 사타시밤 말레이시아 보건부 장관은 "정확한 종류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 물질은 향정신성 약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제조후 유통 과정에서 약물이 섞인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해당 제품에 대한 전량 리콜을 지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지 경찰은 반사회적 인격장애 성향의 묻지마 범죄이거나 경쟁 업체의 방해 행위일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피해자들에게 오염된 커피믹스를 건넨 인물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법률은 시판되는 음식물에 이물질을 섞을 경우 최장 6개월의 징역과 2천 링깃(약 55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