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이 쟁점 된 코스타리카 대선…반대후보, 1차투표 선두

입력 2018-02-05 14:18   수정 2018-02-05 17:51

동성결혼이 쟁점 된 코스타리카 대선…반대후보, 1차투표 선두

반대후보 24.8% vs 찬성후보 21.6%…두후보, 4월 결선투표예정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중미 코스타리카에서 4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 1차 투표는 동성결혼 찬반 여부가 쟁점이 됐다.
코스타리카 선거관리위원회가 81%를 개표한 결과, 민족중흥당의 유일한 의원이자 보수성향의 복음주의 기독교 후보인 파브리시오 알바라도 무노스(43)가 24.8%를 득표했다고 텔레티카 방송 등 현지언론이 전했다. 알바라도 무노스 후보는 동성결혼에 반대하고 있다.
복음성가 가수이자 TV 앵커 출신인 알바라도 무노스 후보는 미주기구(OAS) 산하 인권재판소(IAC)의 동성결혼 허용 판결이 자주권과 전통적인 가치를 침해했다며 공개적으로 반대한 데 힘입어 대선을 앞둔 한 달 새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노동부 장관 출신으로 중도좌파 여당인 시민행동당(PAC)의 카를로스 알바라도 케사다 후보가 21.6%로 집계됐다. 알바라도 케사다 후보는 13명의 대선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동성결혼 찬성 입장을 표명했다.
이 추세라면 두 후보가 4월 대선 결선투표를 벌일 것이 확실시된다. 3위 득표율의 안토니오 알바레스 민족해방당 후보는 이미 패배를 시인했다.

코스타리카에선 현직 대통령의 연임이 금지돼 있으며 1차 투표에서 특정 후보가 40% 이상 득표하지 못하면 1·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치른다.
이번 코스타리카 대선에선 복지와 경제, 미래 국가 비전 등과 같은 정책적 이슈보다는 동성 결혼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초 미주인권재판소(IAC)가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이에 대한 찬반 여부가 여타 이슈를 모두 흡수한 때문이다.
동성 커플의 경제·재산권을 인정하지만,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코스타리카는 1969년 채택된 미주 인권협약에 서명한 만큼 판결을 이행해야 한다. 이 때문에 동성결혼에 대한 각 후보의 찬반이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결정적 잣대가 됐다.
코스타리카 전체 유권자는 332만여 명이며 대부분은 보수성향의 로마 가톨릭 신자다. 전체 유권자 3분의 2가량이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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