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시, 화재 참사 한달 뒤 마라톤대회 개최 놓고 논란

입력 2018-02-05 14:50   수정 2018-02-05 16:10

밀양시, 화재 참사 한달 뒤 마라톤대회 개최 놓고 논란
제15회 아리랑마라톤대회 개최키로…"아픔 극복 계기" VS "시기상조, AI 우려도"




(밀양=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를 겪은 경남 밀양시가 밀양아리랑마라톤대회 개최를 놓고 논란을 빚고 있다.
밀양시는 화재 참사 한 달만인 오는 25일 오전 10시 밀양종합운동장에서 열기로 한 제15회 밀양아리랑마라톤대회를 예정대로 열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시는 지난 1일 시 육상연맹, 마라톤대회 사무국 등과 협의해 이같이 결정했다.
세종병원 화재 참사 후 이 대회 전국 참가 신청자들로부터 행사 개최 여부를 묻는 문의가 빗발쳤다.
하프 코스, 10㎞, 5㎞로 나눠 열리는 이 대회에는 전국에서 모두 8천851명이 신청 접수를 해놓은 상태다.
마라톤대회 사무국은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고는 전 국민의 관심과 지원, 애도 속에 유가족과 아픔을 나눴다"며 "화재 참사로 슬픔에 잠겨 있는 밀양에서 이 대회는 슬픔을 극복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사무국은 "이미 지난달 10일 참가 접수를 완료하고 대회 준비가 한참 진행 중인 상황에서 취소하기도 쉽지 않아 고심 끝에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시도 화재 참사 후 지난 한 주간 주요 일정을 미뤘던 탓에 전국 규모로 치러지는 마라톤대회 관련 각 부서 업무를 협의하는 등 신중하게 검토를 해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마라톤대회지만 예년처럼 봄맞이 지역 관광지 투어 등 축제성 행사를 겸한 것이어서 다소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 화재 참사 후 입원 환자 중 사망자, 부상자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도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여기에다 지역 농가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대규모 인원이 한꺼번에 모일 경우 겨울철에 빈발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위험을 걱정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마라톤대회 사무국은 "대회 코스가 가금류 농가에 영향을 주지 않는 시내에서 열린다"며 "화재 참사 슬픔을 이겨내고 다시 달리는 의미도 있어 조심스럽지만, 전국서 참가하기로 한 동호인들에게 대회 약속을 지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choi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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